오리온전기가 대주주의 전격적 법인 해산 결정 이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파행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주주총회 결정 이후 청산 작업을 앞둔 가운데 일부 관리직과 노동조합원들이 주주 결정에 반발, 생산라인 동력을 차단하는 등 사실상 오리온전기 구미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그렇지만 노·사가 사태 수습을 위해 해결책 마련에 나서 오리온전기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사 비상대책위원회 가동=오리온전기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노·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2일부터 임시 대의원 총회 및 조합원 간담회 등을 잇달아 열 예정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우선 경영권을 가진 홍콩계 펀드 오션링크와 접촉을 시도, 법인 해산 결정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전체 조합원 간담회를 통해 향후 대책과 관련, 중지를 모을 계획이다.
이처럼 비상대책위원회가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돌입했지만 회사 정상화를 위한 대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오션링크가 법인 해산 결정을 번복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사태 수습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예고된 파행=비상대책위원회는 오션링크가 오리온전기의 유동성 부족과 채산성 악화로 자금이 부족,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자산 잠식을 막을 방법이 없어 전격 해산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오리온전기는 지난 4월 미국계 매틀린패터슨 펀드에 매각된 후 6월 재차 홍콩계 펀드인 오션링크에 매각됐지만 이후에도 생산라인 가동이 정상화되지 않는 등 곤란을 겪어왔다.
특히 매틀린패터슨은 오리온전기 인수 이후 알짜배기 사업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부문을 분사, 오리온전기 경영 정상화에 상당한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매틀린패터슨은 오리온전기 인수 이후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인수 비용(1200억원)에 버금가는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대주주가 매각 등 제3의 방법을 찾지 않고 법인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둠에 따라 오리온전기 사태의 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리온전기의 주력 생산라인(구미공장)이 중단된 가운데 일부 임직원의 이탈 등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우선 대주주를 설득해 결정을 번복하도록 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대안이 없다”고 전제한 뒤 “대의원 대회와 조합원 간담회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2∼3년간 법정관리와 매각, 회사 분할 등 복잡다단한 홍역을 치른 오리온전기 노·사가 직면한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지난 65년 설립된 오리온전기는TV용 컬러브라운관(CPT)과 모니터용 컬러브라운관(CDT)을 주력으로 구미 본사를 비롯, 베트남과 멕시코에 생산라인을 가동중이고 전체 임직원 규모는 1500여명이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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