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PC업계, `오픈마켓` 골머리

노트북PC 업계가 최근 급증하는 인터넷 쇼핑몰 ‘오픈 마켓’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픈 마켓은 기존 인터넷 쇼핑몰과 달리 판매 수수료를 낸 개인 판매자가 온라인에 직접 점포를 개설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간유통 마진을 없애 가격이 싼 게 특징. 가격이 싸다는 점 때문에 네티즌이 몰리면서 최근 인터파크·GS홈쇼핑·우리홈쇼핑 등이 잇달아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강화하는 추세다.

 노트북PC 업체가 오픈 마켓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가격 질서’가 크게 흔들리기 때문.

 노트북PC 업체는 흔히 총판·대리점에 소비자 가격의 10∼15%의 마진을 감안해 제품을 공급한다. 여기에 총판 대리점은 10% 안팎의 수익을 챙기고 소매 시장에 이를 내놓게 된다. 인터넷 쇼핑몰에도 가격 차이는 있지만 대략 이 같은 선에서 소비자 가격이 결정돼 암묵적이지만 가격 질서가 잡혀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주요 쇼핑몰이 오픈 마켓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펀드’를 조성하고 10∼20% 싸게 살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면서 사실상 소비자 가격의 의미가 사라졌다. 심지어 할인쿠폰을 통해 총판에 준 가격보다 더 싸게 살 수 있어 총판·대리점은 노트북PC 벤더를 통하지 않고 오픈 마켓에서 노트북PC를 구입해 시장에 파는 ‘기이한’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오프라인 유통과 달리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

 한국후지쯔 측은 “가뜩이나 수익성이 낮은 PC업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당장은 더 싸게 상품을 살 수 있어 득이 될지 모르지만 ‘가격 착시’ 현상이 일어나, 자칫 정상 가격도 소비자가 외면해 장기적으로 노트북PC 업체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PC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토로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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