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시스템 비용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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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으로 승부를 건다.”

 서버와 스토리지 업체들이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용자의 제품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숨은’ 비용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업체는 소비 전력·항온 항습·제품 설치 과정과 업데이트 시간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를 성능과 가격만큼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력과 시간, 주요 화두로=가정이 아닌 기업 전산실에도 소비 전력을 따지는 시대가 왔다. 소형 서버에도 듀얼코어, 멀티코어형 고집적 CPU가 내장되면서 자칫 전력 부족은 시스템 가열과 ‘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당 성능이라는 새로운 비용 개념까지 등장했다.

 한국썬은 최근 야심적으로 출시한 옵테론 서버의 핵심 마케팅 메시지를 ‘절전’으로 잡았다. 경쟁사 대비 3분의 1 정도로 전력 소모량이 적다는 것이다.

 시간 비용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뿐 아니라 최근에는 백업·복구 속도를 포함한 전산실의 관리 시간을 좌우하는 모든 요소가 중요해졌다. 빠른 데이터 저장을 앞세운 가상테이프라이브러리(VTL:디스크를 테이프처럼 흉내 낸 백업장비)가 뜨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기학 삼부시스템 부장은 “은행권에서는 트랜잭션 양이 폭증하면서 밤을 지새워도 데이터 백업을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느린 백업 속도 때문에 전산실 관리자의 주말 특별근무가 잦아진다면 제품 선택 기준이 당연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총 고객 경험’도 중요=공간 절약이나 전산실 소음 해결도 비용 절감 요소 중 하나다.

 하나의 섀시에 얇게 설계한 서버 수십대를 꽂는 블레이드 서버는 대표적인 공간 절약형 제품.

 ‘콤팩트’한 제품일수록 관리가 단순하다는 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서버는 무소음·저소음을 가장 큰 특징으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자가 치유 기능을 가진 서버를 선보여 차별화를 시도했다.

 신클라이언트 제품은 중앙 집중식 서버 관리로 PC 업그레이드에 드는 각종 인력과 바이러스 대응 비용을 줄이고 기밀문서 유출 방지 효과에 따른 무형의 비용 절감이 부각되며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국EMC는 아예 ‘총 고객 경험(TCE:Total Customer Experience)’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흔히 비용 개념에서 많이 쓰는 총 소요 비용(TCO)과 달리 TCE는 고객이 최종적으로 경험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총합을 의미한다.

 허주 한국EMC 부장은 “TCE는 눈에 보이는 제품만으로는 안 된다”며 “고객이 알게 모르게 지급하는 숨은 비용을 줄이고 불편함을 해소해야 이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EMC는 이를 위해 최근 TCE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보이지 않던 비용이 시스템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한 것은 서버가 고집적·고성능화하고 스토리지가 대용량화하면서 숨어 있는 각종 관리 비용이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근 한국썬 전무는 “미국 조사 결과 오늘날 기업 데이터센터의 80%가 공간과 전력·쿨링 등의 문제로 IT 운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산 담당자가 비용 지출에 민감해지면서 이를 제품 선택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삼성전자 그룹장은 “KT 등 대형 사이트에 입주한 삼성전자 서버가 열이 적고 조용해 제품 공급 후에 오히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각종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장기 전략하에 포괄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선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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