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 콘텐츠 기업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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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유료화의 성공과 시장 확대에 힘입어 콘텐츠 기업의 수익성이 향상되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50%에 육박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국내 콘텐츠 업체들이 글로벌 우량기업으로 대우받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콘텐츠 부문이 외국 자본의 인수 합병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된 콘텐츠 기업 중 가장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NHN과 엔씨소프트, 액토즈소프트 등으로 전체 지분의 절반 가량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NHN은 지난 8월 한때 외국인 지분율이 대표적 우량기업인 삼성전자와 비슷한 54.22%에 이를 정도로 외국인의 주 투자 타깃이 되고 있다. 이어 예당과 웹젠도 40%에 이르는 높은 외국인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율은 국내 콘텐츠 기업이 철저히 수익성을 따지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인정받을 만큼 우량기업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동양증권 정우철 연구원은 “일부 콘텐츠 기업은 외국인 지분율이 1%에 미치지도 못하는 등 편차가 심한 것을 볼 때 외국인이 특별히 콘텐츠 기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수익성이 높은 우량기업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접근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실상 외국인 기업과 다름없는 업체가 등장하면서 까다로운 외국인 투자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긍정적인 기업경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NHN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의 지분이 높아지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우선시함에 따라 경영의 투명성이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며 “직접 경영에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지분율이 더 높아져도 상관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콘텐츠 관련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에서는 최근 경영권이 외국으로 넘어간 액토즈소프트와 그라비티의 선례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문화부 한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이 절반에 달한다는 사실은 언제든지 경영권을 뺏길 수 있는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콘텐츠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