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한돌풍 아무도 못 말려~

지난 9월 중순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등장한 ‘로한’이 오픈베타서비스를 시작하자 마자 메가톤급 위력의 태풍으로 돌변, 게임 시장을 거세게 강타하고 있다. 이 게임은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첫주에 PC방 게임순위 9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더니 일주일에 한 계단씩 뛰어올라 현재 ‘리니지2’에 이어 6위에 랭크되는 눈부신 약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리니지’ 형제들을 제치고 5위권에 진입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몇달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페셜포스’의 자리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연 이러한 ‘로한 폭풍’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로한’의 무서운 약진이 계속되면서 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게임업체들도 ‘무엇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벌어졌나’를 알아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게임업계 최대의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로한 돌풍’의 진원지로 들어가 게임유저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요인들이 무엇인가를 파헤쳐 보았다.

‘로한’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국내 업체들은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대다수의 온라인 게임들은 동시접속자수가 하락했고 유저들이 빠져 나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최대 이슈작으로 손꼽히는 ‘썬’ ‘제라’ 등 블록버스터급 작품들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은 ‘로한’의 인기 원인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업체 한 관계자는 “로한의 인기에 당황하고 긴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회사에서 그 원인과 향후 전망에 대해 자세한 리포트를 요구해 자료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 ‘로한’의 인기 이유에 대해 모든 인맥을 동원해 알아보고 있다”며 “별다른 마케팅이나 홍보가 없었던 작품에 유저가 엄청나게 몰린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고 밝혔다.

■ 그림1 동향리포트(MV지수)

로한과 와우의 MV 비교 그래프

 ‘로한’은 한마디로 그동안 수없이 나왔던 MMORPG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 진행방식이나 캐릭터의 모습 등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 무엇인가가 지금의 ‘로한’을 만들어 냈다.

 서비스업체인 써니YNK를 비롯해 주요 게임업체들은 ‘로한’의 성공요인을 크게 네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게임이 쉽고 레벨이 빨리 오른다는 것이다. 둘째, 시스템 홀릭이라는 별칭까지 붙을 정도로 흥미있는 게임 시스템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셋째, 유저 간의 커뮤니티를 최대로 강화한 ‘결속·랭커’ 시스템이 있다. 마지막으로 긴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거치면서 얻은 유저 의견을 최대로 반영한 점 등을 꼽고 있다.

 이 가운데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자마자 수만명의 유저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 유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의견을 최대한 수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써니YNK측의 자체 평가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 참여했던 유저들이 입소문을 내고 친구들을 끌어 들였기 때문에 서비스 시작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로한’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게이머가 줄잡아 20여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직접 참여하거나 친구와 함께 게임에 접속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바로 짧은 시간에 수많은 유저들이 몰린 가장 큰 요인이다.

 써니YNK의 최정훈 게임사업본부장은 로한의 인기 비결이 바로 유저였다고 말한다. 그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4번이나 실시했으며 유저의 의견에 최대한 귀를 기울였고 그것을 게임에 반영했다. 초창기에는 유저의 의견들이 대부분 부정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으로 변해갔으며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항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GM들은 일대일 대화를 하는 것처럼 유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했고 윤영석 사장은 일과를 마치고 GM 옆에 앉아 모니터링을 함께 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며 “결국 유저 사이에서 재미있고 괜찮은 게임이라는 입소문이 퍼져 오픈 베타 테스트와 동시에 동시접속자수가 급상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은 그동안 게임업체들이 간과해 왔던 아주 중요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바로 ‘고객만족’이라는 마케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로한’을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써니YNK는 ‘로한’을 성공시키기 위해 그동안 서비스해 왔던 ‘라그나로크’나 ‘씰온라인’과는 다른 정책을 펼쳤다.

 윤영석 사장은 “남의 회사에서 만든 게임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었지만 ‘로한’은 우리 회사가 만드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있는 개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마스터(GM)들이 24시간 유저와 함께 하도록 했다.

1일 2교대로 12시간씩 근무하도록 한 것이다. 밤이 늦거나 새벽이라도 유저들이 문제점을 지적하면 즉시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러한 서비스정신이 지금의 성과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서비스가 좋아도 게임 자체가 재미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게임 자체에도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잡아둘만한 요소들이 있어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바로 ‘로한’만의 독특한 시스템들이었다. ‘로한’이 갖고 있는 ‘단’ 시스템 ‘결속· 랭커’ 시스템 등은 신선하면서도 강한 흡인력을 만들어낸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시스템은 암살만을 전문으로 하는 종족 ‘단’이 PK 유저를 사냥하는 것으로서 살생부를 통해 유저가 PK에 당한 분노를 대리만족 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암웨이의 다단계 판매 시스템에서 힌트를 얻은 ‘결속·랭커’ 시스템도 인기에 한 몫 했다. 이 시스템은 유저가 피라미드 형태로 자신만의 조직을 구성할 수 있고 랭커가 낮은 유저가 번 돈이 일정비율로 서버에서 생성돼 높은 랭커의 유저에게 주어진다. 반대로 랭커가 높은 유저가 사냥해서 얻은 경험치는 랭커가 낮은 유저에게로 주어지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로한’은 기존의 어떤 온라인 게임보다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 역시 테스트 기간동안 유저의 의견을 거쳐 지금의 형태로 완성됐다. 결국 유저의 힘이 ‘로한’의 성공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로한’의 독특한 시스템들이 모든 게임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 써니YNK가 ‘로한’ 개발사인 지오마인드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을 것”이라며 “ ‘로한’이 지금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로한’의 요인을 성공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모든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로한’의 초반 공세가 워낙 강력한 까닭에 게임업계에서는 이같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게임들이 초반에 ‘반짝인기’를 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유저들의 외면으로 빛을 잃은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써니YNK의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 회사의 최정훈 본부장은 “현재까지 공개된 시스템들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라며 “시스템홀릭이라는 별칭답게 앞으로 보여줄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지역 맵은 지금보다 더욱 확장되며 길드가 직접 성벽과 각종 건축물을 세울 수 있는 타운건설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또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의 공성전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진행했던 운영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유저가 대폭 늘어나도 일대일 방식의 고객만족 서비스는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자잘한 것까지 합치면 수십 개가 넘는 게임 시스템이 계속 추가된다. 써니YNK가 밝힌 것처럼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로한’의 인기는 당분간 아무도 말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주는 로한의 MV

* MV=1개의 PC방에서 해당 게임을 플레이한 시간

<표> 로한 개발·서비스 일정

일시 @ 내용

2000년 7월 @ 지오마인드 법인 설립. 그래픽 코어까지 핸들링 할 수 있는 3D 엔진 ‘에폭’ V1.0 개발

2002년 3월 @ 클로즈 알파 테스트 실시

2004년 8월 @ 클로즈 베타 1차 테스트를 실시

2004년 11월 @ 클로즈 베타 2차 테스트를 실시. 총 999명 테스터가 참여

2005년 1월 @ 클로즈 베타 3차 테스트 실시. 총 9,999명 테스터 참여

2005년 7월 @ 클로즈 베타 4차 테스트 실시. 총 9,999명 테스터 참여

2005년 8월 @ 프리 오픈 테스트 실시

2005년 9월 12일 @ 오픈 베타 테스트 실시(서버 5대)

2005년 11월 @ 상용화 예정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