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Soon]빨간구두

가을은 멜로의 계절이다. 때를 맞춰 멜로영화가 홍수다. 가을 극장가에 이탈리아산 멜로물 ‘빨간구두(원제: Non ti muovere)’가 14일부터 한국 관객들을 찾아간다. 얼핏 불륜이라는 멜로영화의 흔한 소재를 채용했지만,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매끄럽게 넘나들며 옛 사랑에서 묘한 힘을 얻는 한 남자의 우수에 젖은 회고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동명의 원작 소설의 작가 마가레트 마잔티니의 남편인 세르지오 카스텔리토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비 내리는 거리에 나뒹굴어진 오토바이. 그리고 의식을 잃은 채 피 흘리고 있는 한 소녀. 곧이어 울리는 요란한 굉음의 앰뷸런스가 향하는 곳은 소녀의 아버지 띠마떼오가 외과의사로 일하는 병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딸의 수술을 집도하지 못하고 대기실에서 수술이 잘되기만을 기도하는 띠마떼오는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 채 창 밖을 본다. 여전히 비가 내리는 그 곳에서 환영인 듯, 한 여자를 발견한다. 그리고 떠오르는 기억의 편린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띠마떼오에게는 자신과는 완벽하게 다른 아내 엘자가 있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듯 보이지만, 자식에 대한 욕심이나 애정이 전혀 없는 아내와의 무미건조한 일상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그를 지치게 한다.

반복되는 생활, 세미나를 위해 들른 시골마을에서 띠아떼오는 이딸리아라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이제껏 만나오던 사람들과는 다른, 하지만 자신과는 왠지 닮은듯한 초라한 그녀에게 본능적으로 사랑을 느낀다. 열병과도 같이 불타오르는 사랑은 이성으로 제어되지 않고, 그렇게 띠마떼오와 이딸리아는 순식간에 빠져들고 만다.

이딸리아를 통해 새로운 사랑을 배우게 된 띠마떼오는 자신의 아이까지 임신한 이딸리아와 차마 헤어질 수 없다. 그러나, 사실을 고백하려 마련한 자리에서 아내의 임신소식을 전해 듣고는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된다.

(감독: 세르지오 카스텔리토, 출연: 페넬로페크루즈·세르지오 카스텔리토·클로디아 게리니, 장르: 멜로, 등급: 18세, 개봉: 10월14일)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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