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그라비티 게임포털 성공할까?

“절대 강자는 없다. 싸움은 이제부터다.” 진한 전운이 감돌던 게임포털 시장에 마침내 ‘포성’(砲聲)이 울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빅브러더’로 통하는 엔씨소프트와 그라비티가 각각 독자 게임포털 ‘플레이엔씨’와 ‘스타이리아’로 시장 진입을 위한 결전 채비를 마치고 포문을 연 것. 넥슨의 독주 속에 CJ인터넷(넷마블)·네오위즈(피망)·NHN(한게임)·엠게임 등이 치열하게 경쟁해온 게임포털 시장의 ‘빅5’ 구도가 엔씨와 그라비티의 가세로 어떻게 변화할 지 하반기 게임시장의 최고 ‘빅카드’로 떠올랐다.

게임포털 시장은 현재 중국 고대에 수 많은 군웅이 할거하며 대립했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전반적인 시장 구도는 넥슨·CJ인터넷·NHN·네오위즈·엠게임 등 ‘빅5’가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독과점적 구조지만, 수 많은 기업들이 호시탐탐 선두권 진입을 노리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아직 시장에 가세하지 않은 기업들도 게임 사업을 좀 한다는 기업은 거의 예외없이 포털을 지향한다.

그러나, 아리러니컬 하게도 지금까지 넥슨 말고는 포털 시장에서 이렇다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기업이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만큼 게임포털 시장은 진입 장벽은 낮아 보이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막강 자금력을 자랑하는 대형 종합 포털과 대기업들조차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게임업계 터줏대감인 엔씨소프트와 그라비티가 전략적으로 내놓은 새 포털의 성공 여부가 벌써부터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치밀한 준비…“시행착오 없다”

그동안 게임포털 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많은 기업들과 달리 엔씨와 그라비티는 여러면에서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에 대한 긍정론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치밀한 전략과 전술을 바탕으로 철저한 준비를 거쳐 탄생한 만큼 ‘차별성’이 강점이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전략상 게임포털이 단순히 사업다각화 차원이 아닐 것이다.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생각할 만큼 게임포털 사업에 임하는 자세가 다분히 절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선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진행중인 그라비티의 ‘스타이리아’는 오랜 준비 끝에 획기적인 기획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손노리가 개발한 ‘스타이리아’는 기존 게임포털과 뿌리부터 다르다.

기존의 웹기반 게임포털과 달리 클라이언트 하나에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할뿐더러 서비스 방식이나 게임 유형, 게임 진행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새롭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 캐릭터하나로 모든 게임 플레이이 가능하며, 기본적인 개발소스(SDK)를 개방, 뜻이 맞는 개발사는 누구나 게임을 올릴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플랫폼 즉, ‘온라인게임기’라고 부른다.

다음달 공개를 앞둔 엔씨는 ‘외모’ 보다는 콘텐츠, 즉 게임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아래 지난해부터 철저한 준비를 거쳤다. 최근엔 ‘플레이엔씨’란 ‘작명’을 끝내고 10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플레이엔씨’는 ‘스타이리아’식의 복잡한 개념이나 어떤 특별함 대신에 게임의 본질인 ‘재미’ 자체에 의미부여를 한다.

초기 라인업될 게임 대부분이 이런 전략이 묻어난다. 게임 수급 전략 역시 ‘모든 것을 자체 해결한다’는 전통을 깨고 ‘오픈 마인드’로 바꾸었다. ‘플레이엔씨’와 색깔과 가고자하는 방향이 같다면, ‘누구든 OK’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선 넥슨과 전략과 전술이 같아 향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승부는 ‘킬러 게임’에 달려있다

게임포털 시장에 참여했던 많은 기업이 실패의 쓴잔을 마신 것이나, 넥슨이 본격적인 시장 진입 1년도 채 안돼 1위에 올랐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해답은 ‘킬러 콘텐츠’에서 찾아야할 것 같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던 SK의 ‘땅콩’과 엠파스의 ‘게임나라’가 중도 하차했던 것도 다름아닌 확실한 대표선수, 즉 ‘킬러 게임’이 없었기 때문이라는게 정설이다. 반대로 넥슨은 ‘카트라이더’ ‘비엔비’ ‘메이플스토리’ 등 막강 라인업으로 크게 힘 안들이고(?) 정상에 등극했다.

마찬가지로 엔씨와 그라비티 역시 결국엔 ‘플레리엔씨’와 ‘스타이리아’의 초기 라인업 게임의 어느정도의 성적표를 내느냐에 따라 성패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에서 두 회사의 화려한 초기 라인업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록 부분적으로 시장에 알려졌지만, 벌써부터 반응이 만만치않다.

‘플레이엔씨’의 경우 선제 공격 카드로 내세운 테니스게임 ‘스매쉬 스타’와 액션게임 ‘토이 스트라이커즈’가 유저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으며, ‘스타이리아’ 역시 손노리가 절치부심 개발해온 테니스게임 ‘러브포티’를 비롯해 초기 시장에 선보일 게임들의 평가가 일단은 적지않이 긍정적이다.

문제는 ‘중박’ 정도의 파워로는 의미있는 시장 점유율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수 년간 게임포털 시장의 가장 확실한 ‘캐시카우’였던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게임으로는 선두탈환이 버거운 상황에서 그저그런 정도의 흥행카드로는 설령 상대가 엔씨나 그라비티라해도 조기 시장 진입이 만만치않을 것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현재 엔씨와 그라비티가 내년 이후까지 순차적으로 다양한 게임을 준비중이지만, 초기 라인업게임중 넥슨의 케주얼 대박게임 수준의 빅스타가 나오지 않는다면, 선두권 진입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할 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 선두 ‘넥슨벽’ 등 변수 많아

막강 자금력과 맨파워, 풍부한 서비스 경험과 철저한 준비, 강력한 초기 선발 게임 라인업 등 엔씨와 그라비티의 신규 게임포털은 여러면에서 갖출 것은 다 갖췄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이 둥글듯이 시장은 냉정하다. 막대한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도 안되는 게 바로 게임시장의 생리이다.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 엔씨와 그라비티의 게임포털 시장 진출은 소리만 요란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우선 두 회사가 다 MMORPG 전문 개발사 출신이란 점에서 RPG 유저들과는 성향이 다른 게임포털 유저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끌어들이느냐가 변수다. 넥슨의 경우 인기리에 자체 서비스중인 캐주얼게임들을 통합, 자연스럽게 유저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며 승승장구했지만, 엔씨와 그라비티는 사정이 다르다.

현실적으로 두 회사 모두 MMORPG에 주력한 탓에 기존 게임의 덕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라비티의 관계자는 “회원수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포털의 가장 큰 경쟁력은 회원수와 유효 회원수인데 기존 포털 유저들을 어떻게 유인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거침없이 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넥슨’과의 경쟁 결과도 어쩔 수 없는 변수라는 지적이 많다. 성격상 ‘플레이엔씨’와 ‘스타이리아’는 ‘넷마블’ ‘한게임’ 등 전통적 포털보다는 ‘넥슨닷컴’과 가는길이 유사하다. 넥슨은 더구나 액션, 슈팅, 스포츠, RPG, 아케이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대박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넥슨의 벽을 넘지 못하고선 성공은 커녕 만족할만한 유저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수성이냐, 공성이냐?’ 향후 게임시장의 헤게모니를 좌우할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게임포털 시장을 놓고 5대 포털과 신흥 포털간의 ‘공성전’ 결과가 하반기 최대 이슈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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