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은 매년 40% 이상씩 고공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시장규모는 3680만대였으나 올해는 57% 늘어난 5770만대, 2009년에는 1억3200만대 규모로 지금보다 4배 이상 늘어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장및빛 전망과 달리, 국내 업체들의 체감도는 결코 밝지 않다. 전체적인 시장규모는 늘어날지 몰라도 워낙 가파르게 판가가 하락하는 데다, 애플·소니 등 거대기업과 중국산 저가제품의 공세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최근 4Gb 플래시메모리를 장착한 ‘아이팟 나노’를 199달러라는 초저가에 내놓은 것이 단적인 예다. 국내에서는 512MB MP3플레이어가 2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한때 ‘MP3플레이어 종주국’으로 세계적으로 위상을 드높였지만, 이제는 ‘규모의 경제’라는 논리상 거대기업들에 자리를 넘겨줘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모두 이런 맥락이다.
그렇다고 ‘레드오션’에 빠져있을 수만은 없다. 해법은 디지털 컨버전스다.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들이 컨버전스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MP3플레이어는 가장 밑단을 구성하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
이미 레인콤은 애플과 제품 컨셉을 차별화하며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코원시스템은 동영상 전용 재생기인 4인치 와이드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를 선보였다. 엠피오는 플래시타입 MP3플레이어이면서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하면 용량을 무제한 늘일 수 있는 신개념의 제품을 출시했다. 현원 역시 6Gb 1인치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모델을 선보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업계 한 종사자의 말이 떠오른다. “더 이상 발명은 없고 발견만 있다. 말 그대로 ‘블루오션’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발견’해 내는 것이다. 그 ‘발견’의 능력은 더하고, 빼고, 나누는 과정에서 생기는 창의적인 발상에 기인한다”.
◆레인콤
레인콤(대표 양덕준 http://www.reigncom.com)은 크게 △신개념 MP3플레이어 개발 △신시장 개척 △신사업 진출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블루오션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레인콤이 생각하는 신개념 MP3플레이어란 단순히 신제품을 의미하지 않는다. MP3플레이어 보급률이 이전보다 큰 폭 늘었지만, 여전히 MP3플레이어는 일반인이 사용하기 어렵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덕분에 레인콤이 그리는 신개념 MP3플레이어는 첫째가 단순하고 편리한 제품이다.
컨버전스 시각에서 보자면 다양한 기기 및 기능의 통합, 이른바 ‘평면적인’ 컨버전스 흐름을 지양하고 단순 편리한 조작과 함께 음악, 사진,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다 간편하고 합법적으로 제공하는 이른바 ‘입체적인’ 컨버전스를 추구하는 것이다.
신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기본이고 작년부터 유럽과 일본 공략에 전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올해는 여기서 나가 중국, 인도, 남미, 오세아니아 등 신규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신사업 진출에 대한 욕구다. 이미 레인콤은 닌텐도 DS, 소니 PSP를 겨냥해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본격 선보일 게임기는 MP3플레이어 업체로만 인식돼온 레인콤을 멀티미디어기기 전문업체로 자리매김할 아이템이 될 것이다.
비단 게임기 뿐 아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야에 레인콤은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어 ‘레드오션’을 ‘블루오션’으로 바꾸려고 한다.
◆엠피오
엠피오(대표 우중구 http://www.mpio.co.kr)는 아시아 지역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설정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은 중국,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엠피오는 올해 이 시장에 50만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엠피오는 한국 제품의 높은 가격과 지역적 특성에 의한 브랜드 및 유통망 확립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경우 제조자설계생산방식(ODM)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지난해 420만여대에서 올해 1000만여대 수준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엠피오는 현지 대형 가전사인 하이얼과 손잡고 ODM 공급을 통해 하이얼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엠피오는 하이얼에 플래시메모리 MP3플레이어 4종, HDD MP3플레이어 1종,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1종 등 총 6종의 제품을 공급, 사실상 하이얼의 전 제품 라인업을 담당하게 된다.
엠피오는 하이얼에 9월중 2만4000대 물량 공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ODM 비즈니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엠피오는 대대적인 아시아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만에 제품 판매 및 전시, 사후서비스를 실시하는 ‘엠피오 존’을 설치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에 사무소를 신설하고 홍콩과 일본 시장에 대대적인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현지 시장 판매 2위를 기록중인 대만의 경우 ‘엠피오 존’의 수를 늘려가는 등 시장 수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제품 전략에서도 최신 제품인 ‘엠피오 원’의 경우 다기능 제품을 선호하는 아시아 시장에 공급한 이래 계속해서 품귀를 빚는 등 큰 호응을 얻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코원시스템
코원시스템(대표 박남규 http://www.cowon.com)은 1995년 설립 이래 줄곧 흑자를 달성해 온 회사로 MP3플레이어만 놓고 보면, 특히 음질이 우수해 ‘디지털 명가’라는 평을 얻고 있다.
코원시스템은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사명을 거원시스템에서 코원시스템으로 바꿨으며, 이후 선보일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단말기 등 차세대 멀티미디어 기기 제품군에는 ‘COWON’을 사용해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 현지법인을 갖고 있는 코원시스템은 최근 일본에 지사를 세운데 이어, 중국에도 생산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할 사무소를 연다. MP3플레이어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에도 연내에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올 초 개최된 독일 ‘세빗 2005’에서는 테마형 2층 대규모 독자 부스를 설치,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 각국 바이어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비롯, 미국, 유럽, 일본과 중국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수출에 매진한다는 결론이다.
올해 들어 해외시장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박남규 사장은 “해외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브랜드 마케팅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기술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아 시장을 선도하는 첨단 제품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코원은 벤처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창립 이래 매년 흑자를 내고 있는 우량기업이다. 2001년 84억원이던 매출액이 2002년 168억원으로 늘었고, 2003년 264억원, 2004년 785억원으로 매년 약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 목표 역시 2배 정도 늘어난 1550억원이다.
코원은 정확한 사업방향과 구성원의 열정, 기술력이 뒷받침됐기에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임직원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주도하려고 한다.
◆현원
현원(대표 송오식 http://www.mobiblu.com)은 신개념의 MP3플레이어 및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로 블루오션을 찾고 있다.
첫 제품은 이 달 출시되는 ‘DHH-200’. 직경 1인치, 메모리 용량 6Gb의 동영상 MP3플레이어로 일명 ‘PMP형 MP3플레이어’다. 1인치 HDD를 탑재, 기존 1.8인치 HDD 타입 MP3플레이어에 비해 크기는 절반이지만 FM라디오, 음성녹음, 음악녹음을 할 수 있어 기능적으로 전혀 뒤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출시된 초소형 MP3플레이어가 플래시메모리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짧은 동영상 감상에 만족해야 하지만, 이 제품은 HDD 1인치에 6Gb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미 현원은 정사각형 모양의 초소형 MP3플레이어 ‘큐브’로 전세계 시장에 센세이션을 불러모은 저력을 갖고 있다. 이 제품은 미국 최대 유통사인 월마트닷컴과 유럽의 서포트플러스를 통해 연말까지 20만대(200억원 규모) 가량 수출될 예정으로 현원의 올해 최대 효자품목이 됐다. 국내에서도 반응이 좋아 일부 전문가들은 현원이 국내 MP3플레이어 업계 3위로 입성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까지 내놓았을 정도다.
현원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신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CRT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인 ADI 시스템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글래스캡 등이 그것. 세계 멀티미디어 시장은 한 가지 특정 아이템보다는 최첨단 기술을 융합, 복합해 새로운 신규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송오식 사장의 전략에서다.
이로써 현원은 올해 1000억원, 내년에는 15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방침이다. 올 매출의 경우 연초 잡았던 600억원 규모에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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