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로 인한 미국인의 불안과 고통을 암시적으로 그려낸 영화 ‘랜드오브플렌티’(Land of Plenty)가 때를 맞춰 국내 개봉된다. 독일 영화의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밀리언 달러 호텔’로 이어지는 그의 영화 가운데 가장 사회성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특유의 몽환적인 화면과 감미로운 선율은 여전하다. 벤더스감독은 지난달 6일 제5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국내에선 추석연휴에 맞춰 서울 시네큐브에서 단관 개봉한다.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테러로부터 조국을 지키겠다는 망상 속에서 매일같이 거리에서 의심스런 사람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기록으로 남겨 놓는 남자 폴. 그에게 단 하나밖에 없는 혈육 라나가 찾아온다. 선교활동을 하는 부모를 따라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서 자란 그녀는 어머니의 죽음 후 삼촌을 보기 위해 10년 만에 미국을 찾은 것이다.
이상주의자인 그녀는 홈리스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생명의 빵 선교원’에서 일을 하며 폴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친구도 가족도 없이 광적으로 국가 안보(?)에만 몰두하는 그와 잘 지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우연히 한 중동인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평소 그를 위험인물로 점찍어 놓았던 폴은 테러 용의자였던 피살자의 배후를 밝혀내려는 목적으로 조사에 착수하고 라나는 삼촌도 돕고 그의 가족을 찾아 시신을 전달해 주기 위해 사건 해결에 뛰어든다. 결구 두 사람은 피살자의 고향인 트로나까지 찾아가고 그곳에서 폴은 자신이 가졌던 망상의 실체를 확인하고 혼란스런 심정으로 다시 뉴욕행의 긴 여정에 오른다.
(감독: 빔 벤더스, 출연: 존 딜·미첼 윌리암스·샤운 토웁·웬델 피어스, 장르: 드라마, 개봉: 9월 15일)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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