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로만 존재하던 ‘뜨거운 얼음’이 실제로 증명돼 세계 과학기술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학교 화학과 강 헌 교수 연구팀은 물에 금(金)으로 만든 전극을 넣고 강한 전류를 흐르게 한 결과, 섭씨 20도에서 미세 얼음막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와 ‘사이언스’ 등 여러 과학 학술지에서 잇따라 주요 뉴스로 소개됐다.
그렇다면, 이른바 ‘뜨거운 얼음’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물(H2O)은 산소 원자와 1개와 2개의 수소 원자가 결합된 형태인데, 온도를 낮춰 물 1g에서 약 80cal의 열을 뽑아내면1개의 산소 원자가 4개의 수소 원자와 결합해 얼음이 된다.
이론적으로 2만5000바(bar)의 초고압력 상태를 만들거나 1m당 10억 볼트의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1개의 산소 원자가 4개의 수소 원자와 결합한 상태를 만들면 ‘뜨거운 얼음’은 생성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상태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 교수팀이 ‘뜨거운 얼음’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이며, 이론보다 1000배나 적은 100만 볼트의 전기로 ‘뜨거운 얼음’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랄만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00만 볼트라면 휴대폰 배터리 전극에서도 순간적으로 걸릴 수 있는 전기장이기 때문에 ‘뜨거운 얼음’의 실용화는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만약 이 연구가 더욱 진전이 된다면 ‘얼음은 차갑다’라는 고정관념은 이제 깨뜨려야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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