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가 신세대 문화코드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스카이 프로리그’결승전에 10만 인파가 몰린데 이어 올해는 그 기록을 훌쩍 뛰어 넘어 12만명의 팬들이 이를 지켜봤다. 프로야구 열풍이 이제 e스포츠로 넘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 4월 출범한 2기 e스포츠협회는 이같은 e스포츠 열기를 제대로 된 틀거리로 연결해 보자며 힘을 모아왔다. 특히 2기 협회장을 맡은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은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김회장은 지난 95년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에 사업전략담당 이사로 입사한 이래 SK텔레콤 대표이사에 이르기까지 지난 10여년간 이통사의 사업전략을 도맡아온 인물이다.
그런 그가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생소하기만 한 e스포츠에 심취해 협회를 맡고, 나아가 ‘한국을 세계 e스포츠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동분서주 하고 있다.
e스포츠의 문화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선 그의 생각과 앞으로 전개될 e스포츠협회의 행보가 궁금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게임대전인 CKCG 행사에 참석, 중국의 e스포츠 문화와 열기를 접하고 귀국한 그를 만나봤다.
- 제2기 협회 살림을 맡게됐다.직접 들여다 보니 어떤가.
▲ 할일이 아주 많다. 어제 야구팀과 저녁을 같이 했는데, 야구 룰은 16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e스포츠는 아직 아무 것도 없는 백지상태다. 모든 룰을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또 11개 팀 가운데 스폰서가 있는 곳이 5개에 불과하다. e스포츠 경기가 재미있게 진행되려면 서로 간의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팀에 스폰서가 있어야 한다. 협회는 이런 모든 것을 책임있게 만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바쁘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
- e스포츠협회 회장을 맡기 전에 게임을 즐기셨나.
▲ 솔직히 못했다. 아들은 게임을 좋아한다. 회장을 맡은 것은 게임이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통사를 맡고 있다 보니 젊은이들의 흐름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본다. 개인적으로나 회사로서나 e스포츠에 투자를 하고 젊은 세대와 어울리며 또다른 차원에서 사회문화 벌전에 공헌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T1 창단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할 생각이다.
- e스포츠가 특정 종목에 너무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많다.
▲ ‘스타크래프트’에 치우쳐 있는 게 사실이다.팬들이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종목들을 많이 개발해야 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새로운 경기 종목 나올 수 있도록 표준을 정해 가면서 국내 개발사들에 베타테스트까지는 지원 해보자고 하고 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어렵지만 목표를 세우고 하면 어느정도 되지 않겠나 싶다.
- 게임대회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공인된 하나의 대회로 열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 그게 문제다. 좋은 지적이다. 세계 대회도 WCE·WEG·CKCG 등 너무 많다보니 선수들이 스케줄링하는데 힘들어 한다. 자칫 한쪽에 치우치면 다른 한쪽이 부실해질 수 있다. 이들 대회를 통합하면 선수들 스케줄 관리는 물론 효율적인 리소스 이용이 가능하고 대회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이에 대한 당위성은 다들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기존 대회의 틀은 유지하면서 협회가 주최를 맡아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운영을 하면 공신력이 높아져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그동안 끌고 온 부분을 어떻게 보상해 줄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그래도 이번에 스카이 프로리그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이해조정이 됐다. 이처럼 하나씩 풀어가야 할 문제인 것 같다.
- 중국도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우리가 활용할 방법이 없나.
▲ 이번에 중국에서 진행한 CKCG가 그같은 점을 한번 시도해 본 케이스다. 중국은 늦었지만 이미 e스포츠를 99번째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했다. 그렇지만 아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중국은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중국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중국과는 건전한 경쟁을 하면서도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기 위한 이니셜티를 발휘해야 한다. 다양한 국제대회를 통합하면서 힘을 모아나가고 중국의 좋은 선수들을 국내 구단이 받아들여 양성하는 것도 주도권을 이어가는 방법이다.하지만 모든게 쉬운 일은 아니다.
- 중국 선수를 영입할 계획인가.
▲ 중국에 가보니 e스포츠 열기가 대단했다. 중국 선수들 가운데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할 생각이다. 중국이나 러시아 선수들은 프로무대가 있는 한국에서 뛰는 게 꿈이라고 한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그들을 위한 장을 마련해 준다는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이 실질적인 e스포츠의 메카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전용경기장을 세울 계획이다. 예산이 만만치 않은데 논란은 없나.
▲ 전용경기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다만 상당한 투자가 들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각론 부분에서 어떻게 펀딩을 할 것이냐가 논란이다. 전체적인 규모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를 놓고 타당성을 조사중이라 결과를 보고 논의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일단 조사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인 논의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100억원이 조금 넘는 규모로 얘기되고 있다. 후보지도 국민체육진흥공단 부지등 몇몇곳이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단 전체적인 규모가 나와야 그에 맞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e스포츠 문화를 대중문화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 e스포츠는 이미 대중문화의 중요부분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협회는 이렇게 양적으로 성장한 문화를 질적으로 정돈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e스포츠의 스포츠인정과 전용경기장 건설, 기타 여려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정부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정부도 e스포츠의 발전에 의욕을 가지고 있으므로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날 것이다.
- 2기 e스포츠협회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정립될 위상이 궁금하다.
▲ 이미 협회의 눈은 세계시장에 맞춰져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e스포츠 문화강국이다. 2기 협회는 한국 e스포츠의 수준 높은 인프라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국제 표준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또 명실상부한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하기 위해 각종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1974년 경기초등학교 졸업
1978년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
1980년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1985년 미국 팬실베이나대학교 경영대학원(Wharton School) 석사
1995년 한국이동통신 사업전략담당 이사
1997년 하나로통신 비상임이사
1998년 SK넬레콤 전략기획담당 상무
2000년 신세기통신 전략기획부문장 겸 사장실장 상무
2002년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전무
2004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現)
<대담자=모인국장 정리=김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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