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KTF)일까, GXG(SK텔레콤)일까?’ 모바일 3D게임 시장 패권을 놓고 ‘일합’을 겨뤘던 SKT와 KTF의 3D게임 서비스가 100여일을 지나면서 두 회사의 1라운드 성적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젠 무선인터넷의 대표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은 게임 시장의 차세대 키워드가 바로 ‘3D’란 점에 주목, 초반 헤게모니 다툼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기 때문.
일단 초반 판세는 SKT의 ‘GXG’가 KTF ‘지팡’의 초반 공세를 막아내며 시장 1위의 자존심을 되찾은 형국이다. 그러나, KTF가 지팡을 내세워 게임 부문에 리소스를 집중하고 있어 지금의 경쟁 구도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모바일 3D 시대 개막 초기는 예상을 뒤엎고 ‘지팡’이 ‘GXG’를 압도했다. 가입자수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SKT에 뒤처져있는 KTF가 무선 콘텐츠 부문에서 SKT를 제친 것이 사실상 ‘지팡’이 처음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초반 ‘GXG’의 부진은 대용량 게임 다운로드에 필요한 웹투폰 서비스 인프라 미비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지팡’의 선전은 돋보였다. KTF는 특히 일본 팰콤의 ‘이스6’ 등 모바일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대작게임을 론칭하며 ‘3D게임=지팡’이란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주었다. 그러나, 자존심이 구겨진 SKT가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통해 반격에 나서 상황이 급반전하면서 두 회사의 물고물리는 ‘3D대전’은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 더 이상 지팡은 없다
단말기 파워를 앞세운 SKT는 5월말 이후 KTF를 옥죄기 시작해 6월에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SKT는 이후 상대적으로 강점인 ‘GXG’ 지원 하드웨어(게임폰) 수를 빠르게 늘려가는 한편 다양한 3D게임을 선보이며 가입자수, 다운로드 수 등 모든 지표면에서 ‘지팡’을 따돌리고 독주채비를 갖추었다.
SKT측은 8월 현재 ‘GXG’가 가입자면에선 ‘지팡’의 4배 이상, 누적 다운로드 수면에선 2배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양사 발표에 따르면 ‘GXG’와 ‘지팡’의 누적 가입자수는 14만1000명 대 2만8000명, 다운로드 수는 7만5000건 대 2만7000건으로 적지않은 격차를 보인다.
SKT가 조기에 KTF의 돌풍을 잠재운 것은 3D게임 사업의 두 축인 단말기와 콘텐츠 부분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KTF가 초반에 정책적으로 삼성전자(애니콜)를 축으로한 단말기 정책을 펼친 반면 SKT는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당시 계열사였던 SK텔레텍(현재 팬택계열)과 팬택, LG전자 등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해 다양한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는 것.
특히 풍부한 가입자를 근간으로 국내외 여러 개발사(CP)를 자유롭게 참여시켜 3D게임 라인업을 다양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SKT측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3D게임 공모전 등을 통해 CP지원을 강화하고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통해 연말까지 게임을 100여개로 확대해 KTF ‘지팡’의 추격을 원천봉쇄한다는 전략이다.
# 양보다 질로 얘기하자
5월까지만 해도 ‘3D게임 시장에서 만큼은 SKT를 이긴다’고 자신했던 KTF는 6월 이후 상황이 역전되자 다소 당황한 빛이 역력하다. 일부에선 “이통시장의 SKT 독점 현상이 그대로 이어지는한 KTF가 어떤 분야에서도 결코 SKT를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며 ‘한계론’까지 제기한다. 그러나, KTF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까지의 결과만을 놓고 보더라도 비록 외형면에선 ‘지팡’이 ‘GXG’에 못미치는 것을 인정하지만, 질적인 면에서 만큼은 확실히 비교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점유율과 가입자 수 차이 등으로 비록 가입자나 다운로드수는 떨어지지만, 유저들의 이용 빈도 수나 로열티(충성도), 브랜드 인지도(3D)면에선 분명 ‘지팡’이 ‘GXG’를 압도하고 있는 얘기다.
KTF측은 이같은 근거로 무엇보다 콘텐츠의 퀄리티 차이를 제시한다. ‘지팡’은 현재 ‘이스6’ ‘바이오하자드’ 등 50MB 이상의 초대용량 게임 3종을 비롯해 평균 게임용량이 20MB를 크게 웃돈다.
반면 ‘GXG’는 최대 용량의 게임이 15.9MB(마비노기)이며 평균 3MB에도 못미치는 실정. 용량의 차이는 결국 그래픽, 사운드, 배경 등 콘텐츠의 질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팡’과 ‘GXG’게임을 해본 유저라면, 그 차이를 피부로 느낄 것이며, 결국 지팡 게임의 재구매율이 크게 높을 것이라는게 KTF측의 논리다.
중소 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절대 유저수는 SKT가 월등히 많지만, 게이머 비중은 KTF가 높다는게 정설”이라며 “마니아들이 주류를 이루는 3D분야에서도 KTF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은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 향후 승부의 핵심 변수는
3D게임 시장 패권을 둘러싼 SKT와 KTF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 시장에 포화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통사들의 미래 수익원은 당연히 데이터 부분일 것이고, 그 중에서도 게임은 가장 확실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기 때문.
게다가 3D는 올들어 심각한 정체상태에 빠진 모바일게임 시장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이룰 수 있는 가장 믿을만한 재료중 하나다. 이런만큼 1라운드 3D시장의 성적표는 사실 별 의미는 없다. 두 공룡기업의 우열을 가리기엔 모바일 3D시장은 극히 미미하다. 상당수 모바일 전문업체들은 “3D게임은 막대한 개발비에 뽑는 것 마저 하늘의 별따기”라며 ‘계륵’에까지 비유한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일 뿐 모바일 시장에서도 3D는 이미 대세로 접어들고 있다. 2D에 비해 훨씬 정교한 3D게임이 무리없이 돌아가고, 양질의 게임이 대거 등장한다면,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점에서 초반 판세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엔텔리젼트 김용석 마케팅실장은 “3D게임 전용폰 보급이 100만대를 넘어서면서 이 시장이 강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며, 그 시기는 대략 내년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지팡’과 ‘GXG’간 경쟁의 저울추를 돌릴 가장 핵심 변수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충분한 단말기 보급을 강조한다. 기존 2D 시장에서도 결국은 단말기 보급대수에 다운로드수가 판가름났다. 3D의 특수성이 잔존하지만, 궁극적으로 저변이 넓은 쪽이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일단 SKT가 다소 유리해보이지만, KTF는 실질적인 게이머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단순 숫자로는 판단하기 이르다. 또 하나 중요한 변수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를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점이다.
3D게임은 개발비 부담이 커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까지는 이통사와 CP간의 전략적 제휴가 필수불가결하다. 전문가들은 “3D시대가 열리면서 온라인게임업체들의 모바일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어 앞으로 SKT와 KTF의 승부는 유력 온라인게임업체들을 얼마나 많이 파트너로 끌어들이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GXG VS 지팡
구분=GXG=지팡
홈페이지=www.gxg.com=www.gpang.com
가입자수=14만1천명(8월중순기준)=2만8천명(7월말기준)
누적다운로드=7만5천건=2만7천건
게임수= 31개=20개
주요 서비스게임=마비노기, 라그나로크택틱스, 길티기어, 미니고치, 쇼생쥐탈출=이스6, DJ맥스, 바이오하자드, 에픽크로니클, 야채부락리
주요 출시예정작=컴투스 프로야구, 포춘골프, 디지몬RPG,SD건담=팡야, 영웅전설6, 건그레이브.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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