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e스포츠 페스티벌` 열린 베이징 현장
e스포츠가 중국 대륙의 한류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가요로 상징돼온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e스포츠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한·중 양국의 최고게이머를 가리는 ‘한·중 e스포츠 페스티벌 CKCG2005’ 경기가 한창인 21일 오후 베이징의 국제무역중심 주변 분위기는 한국의 e스포츠와 프로게이머가 새로운 한류 열풍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관련기사 2.14면
한국 정부와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이 지원하는 이번 행사는 지난 19일 개막 경기가 오후 4시에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8시부터 수백여명의 젊은이가 경기장 입구에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5000∼6000명을 수용하는 이 경기장은 개막일 이후 매일 1만여명의 중국 젊은이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주최 측은 이 같은 열기라면 결승전이 열리는 22일에는 어느 정도의 관중이 몰릴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13억 중국인 가운데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현재 1억명 정도로 추정된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중국기자는 “1억명 중 ‘리니지2’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인구만 3000만명”이라며 “정부가 게임을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지정한 후 크고 작은 e스포츠 대회가 전국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공청단 소속이라고 밝힌 주최 측의 한 관계자는 “ 중국의 프로게이머도 다른 운동선수나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열기 속에서 중국인들의 한국 e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앞서가는 한류 드라마나 대중음악 못지않다. 경기를 관전하던 한 대학생은 “중국 게이머들은 한국의 웬만한 프로게이머를 모두 알고 있으며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생적인 팬클럽이 만들어져 활동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번 행사에 참가한 임요환, 이윤열 등 한국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인기는 김희선, 안재욱 등 연예인 못지 않다”며 “한국에서는 프로게이머가 기업들의 지원을 받는 사실이 매우 부럽다”고 말했다.
이번 CKCG2005 행사를 주도한 정청래 의원(열린우리당)은 “중국의 GDP 연간 성장률은 9.6%지만 문화콘텐츠 시장 성장률은 25%에 달한다”며 “한국 게임업체들의 전략적인 진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CKCG2005 행사가 IT 품목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중국 젊은이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모음에 따라 e스포츠가 한국 기업들의 중국 마케팅 전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행사 현장에서 만난 팬택앤큐리텔의 이성규 사장은 “중국에서 ‘팬택’ 브랜드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임을 통한 마케팅 전략이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e스포츠를 브랜드 홍보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e스포츠협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김신배 SK텔레콤 사장도 “차이나유니콤과 함께 운영하는 무선포털 ‘유니SK’와 최근 선보인 중국판 ‘싸이월드’ 홍보수단으로 e스포츠를 택했다”며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이미지 선점 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중국)=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