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고도 때 아닌 인력 수급 정책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올해 본 사업 형태로 본격 추진된 전자정부 관련 프로젝트를 비롯해 굵직한 공공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금융 등 민간 분야에서도 발주가 잇따르면서 영업 및 프로젝트 인력의 가동률이 최근 몇 년만에 최고에 달했다.
일손이 달릴 정도로 일이 많아 진 것은 희소식이긴 하지만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더욱이 최근 몇 년 동안 SI 업체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효율적인 조직’을 운영하면서 인력 풀이 얕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당장 SI 업체들은 한꺼번에 몰려드는 제안서 작성에 비상이 걸렸다. SI 업체의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이 주말에 나와 제안서 작성 작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다른 업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기적으로 집중해 프로젝트를 끝내야 하는 기업들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LG CNS는 과업 수행 기간이 짧고 내용이 복잡함에 따라 투입 인력을 고급화, 집중화하고 있다. 또 연세의료원 프로젝트의 경우 애초 일정보다 프로젝트가 지연됨에 따라 이미 추가 인력을 투입한 상태다.
상반기 대형 프로젝트 3∼4건을 잇달아 수주한 SK C&C 역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현재 기존 공공과 제조, 통신 등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 수행을 위해 SW 개발 및 지원 부문 인력을 총동원하다시피 했다.
업체들의 더 큰 고민은 내년까지 이어지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고려한 인력 정책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새로운 나이스(NEIS) 프로젝트를 수주한 삼성SDS의 경우 시·도교육청 당 최소 1명의 프로젝트관리자(PM)만 파견해도 16명이 필요한 상황. 어차피 외주 인력을 적지 않게 투여하고, 교육청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하겠지만, 내년 3월까지 전국 체제를 갖춰야 하는 일정을 고려할 때 어느 사업보다 집중적인 인력 배치가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SI 분야의 내년도 인력 정책은 지난 1, 2년간과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SI사업 특성상 인력 가동률이 100에 달하는 현상은 결코 나쁘지 않은 일”이라며 “그러나 지금대로 가면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할 확률이 높은 만큼 내년도 인력 정책은 대외 시장 배치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혜선·김원배기자@전자신문, shinhs·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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