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통신시장이 서비스 차별화 지점이 사라지면서 성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죽지 않기 위한’ 관리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차별된 서비스로 시장과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업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이 돼 통신시장의 ‘건강함’이 이미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등 유무선 기간통신사업자들은 망 이용대가와 유통망 비용, 영업비 등을 줄이는 비용 통제에 나섰다. 이동통신사는 번호이동성제 전면화 이후 마케팅비용 상승, 유선사는 초고속인터넷 시장 과열 경쟁이 비용증가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고비용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영업 및 유통망 변화를 꾀하고 있다. 매출 증가율은 5%도 안 되지만 비용은 해마다 3∼4%씩 늘었다. 일선 영업망과 대리점이 성장을 견인했지만 포화 상태에서는 관리비 상승을 초래한다는 판단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수수료를 계속 지급해야 하고 가입자가 신규가입과 이탈을 반복함으로써 소모적 비용만 초래하고 있다”며 “유통채널이 변해야 사업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텔레콤(대표 남용)은 LG그룹의 영업 및 비용 관리 체제를 도입하면서 단말기 마진을 -2%에서 +5%까지 끌어올리고 마케팅비용을 21.4%까지 줄이는 등 ‘관리’ 효과를 톡톡히 봤다. LG텔레콤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비용관리가 체계화됐다는 분석을 기초로 한다.
KT, 데이콤(파워콤),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 사업자들은 초고속인터넷 시장 살아남기 경쟁의 핵심은 ‘유통망’으로 보고 비용 절감을 최대 경영목표로 삼을 정도다. 특히 그동안 유통망 수수료를 6만원 수준으로 동결해 왔으나 파워콤 진출로 20만원까지 급상승하고 있어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실적과도 직결된다.
KT는 남중수 신임 사장이 경영 방침을 매출 위주의 성장전략에서 내실 위주로 바꿀 것으로 선언함으로써 ‘비용 통제’가 제도화될 것임을 암시했다.
KT 관계자는 “신임 사장 취임 이후 가입자 확보보다는 기존 가입자 인당매출(ARPU) 증가에 주력하고 비용 안정화를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건비 등 비용증가가 결국 사장 사임까지 몰고온 하나로텔레콤(대표대행 권순엽)은 고메즈 부사장을 중심으로 전사 차원의 비용 줄이기를 화두로 던진 상황이며 데이콤(대표 정홍식), 파워콤(대표 박종응)도 새로 구축해야 하는 유통망의 수수료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 것인지가 시장 진출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대해 통신업계 전문가는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시장 모두 유통망을 어떻게 조직하는지가 성공의 비결로 꼽히는 상황까지 왔다”며 “신규 서비스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은 당분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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