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중국 진출 전략 갈수록 다양화

 중견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A사는 올 하반기 중국 현지에 합작회사를 세울 계획이다. 그러나 합작 파트너는 중국 현지 기업이 아닌 일본업체. 일본 측이 먼저 합작을 제안해 왔고 제조기술만 제공하면 A사에 최대 지분과 경영권을 보장하겠다는 조건이다. 이미 구체적인 투자 협상이 완료되고 중국에 세울 공장 부지까지 선정한 상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소규모 중소기업이 중국 시장에 단독으로 진출하기는 아무래도 위험 부담이 크다”며 “한·일 합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중국 투자에 따른 리스크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 부품업체들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 진출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 전역에 유통망을 가진 현지 업체와 대리점계약을 하거나 현지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일반적인 형태를 넘어 한·일 합작, 생산라인 이전 등 다양한 진출 방식이 동원되고 있다.

 카메라 모듈을 주력 생산하는 코웰월드옵텍(대표 이남오)은 최근 대전에 있던 생산라인 전부를 중국 퉁관으로 이전했다. 카메라모듈은 제조과정이 까다롭고 단가가 비싸 국내 카메라모듈 업체 대부분은 후공정 조립라인 일부만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이런 가운데 코웰월드옵텍은 생산라인 전부를 이전하고 품질 관리를 위해 개발인력 대다수도 중국으로 함께 옮겨갔다. 그 결과, 현재 월 100만개 규모의 카메라모듈 전량이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에는 일부 개발 인력과 영업 부서만 남아 있다. 코웰월드옵텍 성석훈 이사는 “중국 이전 초기에는 생산라인 전부를 옮기면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은 인력 관리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종 업종이 아닌 부품 수요 업체와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사례도 있다. 연성회로기판(FPC) 업체 BH플렉스(대표 김재창)도 지난해 중국 최대 휴대폰 제조회사인 TCL그룹과 9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해 ‘TCL-BH 프레시즌 서킷 컴퍼니’를 합자 설립했다. 한국이 자본금 49%와 기술을 제공하고 중국이 자본금 51%와 영업을 책임지는 형태다.

 김재창 사장은 “국내 PCB 제조회사가 중국 그룹사와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 진출한 것은 BH플렉스가 처음”이라며 “합자 파트너인 중국 TCL그룹의 자체 PCB 수요만도 엄청나 중국 합자공장은 물론이고 국내 본사도 연간 수천만달러의 PCB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상돈·장동준기자@전자신문, sdjoo·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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