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손노리 `스타이리아` 임광휘 총괄 팀장

손노리의 최대 야심작이자 포탈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스타이리아’. 게임 업계에서는 손노리하면 이원술로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치 이원술 사장이 마술봉을 휘둘러서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다면 80명에 이르는 나머지 직원은 다 노는 사람인가?

분명히 아니다. 모든 게임과 작품들은 여러 사람들의 손에 의해 조립되고 있으며 ‘스타이리아’도 마찬가지다. 그 중에서도 손노리의 비장의 카드를 최종 조율과 전반적인 모든 사항을 관리하는 사람이 임광휘(32) 팀장이다.

 

그는 외모가 매우 독특하다. 동그란 얼굴에 머리는 박박 밀었다. 짙은 갈색 뿔테 안경을 끼고 수염도 깎지 않았다. ‘스타이리아’를 담당하면서 면도할 여유가 없었나 싶었는데 ‘나만의 개성 창조를 위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게다가 게임 개발자 대부분이 캐주얼 차림인데 비해 그는 세미 정장 차림이다. 즐겨 입는 것은 아니라지만 개발자라고 해서 캐주얼이여야 하는 법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 밑바닥부터 정상까지 다 훑었다

“인생에서 돈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긴 한숨과 담배 연기 사이로 그가 내맽은 말이다.

임 팀장은 사연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웹디자이너로서 3년을 일했다. 국내 유명 업체에서 출퇴근을 하며 동아일보, 농협 등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러다 독립해 3D 프로그램 플러그인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서인지 사회는 생각보다 냉정했고 꿈은 너무나 원대하기만 했다. 고난을 헤쳐나가면서 갑자기 99년 10월에 ‘보스’라는 게임을 만들었다. 게임 산업에서 비전을 보았고 나름대로 게임 개발에 대한 자신이 있었다.

“원래 제목은 ‘시실리안’이었어요. 그런데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이탈리아에서 시실리안이라는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 너희가 시실리안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안다고 함부로 이름을 사용하는가라며 항의성 메일이 온 거에요. 깜짝 놀랐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보스’라고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이 타이틀로 임 팀장은 E3에 참가해 전시도 했다고 말했다. 한빛소프트에서 유통한 이 작품은 성공하지 못했고 평가도 나빴다. 그도 훌륭한 게임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럽다며 손을 내저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임 팀장은 이 회사를 그만뒀다. 집에서 놀수는 없었기에 캐릭터 관련 회사를 차렸다. 그 때가 2001년이었다. 그러나 게임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직접 창조한 캐릭터를 소재로 2개의 타이틀을 만들었으나 세상의 빛을 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젊은 나이에 힘든 짐을 어깨에 올려 놓고 인생의 쓴맛을 질리도록 느끼고 있을 즈음 이 사장이 연락을 했다. 이 두 사람은 나이는 같지만 같은 대학의 선후배 사이였던 것이다.

“너 우리 회사 와서 경비나 서라.”

“알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임 사장은 임 팀장이 됐다. 워낙 성격이 특이한 사람들이라 이런 식으로 대화하며 결정했다. 손노리에 들어와 ‘스타이리아’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은 그는 ‘옛날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지금은 많이 느끼고 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서 임 팀장이 내린 결론이 바로 ‘사람’이다. 후회없는 사람과의 관계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

# 유저가 즐겁고 재밌는 곳

이제 임 팀장은 ‘스타이리아’에서 미래를 엿본다. 새로운 개념의 포털을 준비하면서 무척 힘들었지만 이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느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직원들을 최대한 존중하고 이끌어 나가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고 했다.

이 사장과의 특별한 인연때문이 아니라 ‘스타이리아’는 꼭 대박이 났으면 좋겠다는 임팀장. 국내에서 성공하고 해외에서 더 크게 성공하는 작품이 될길 간절히 바란다며 미소지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한 마디 해달라고 주문하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재밌는 게임을 즐기는 곳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타이리아’는 분명히 다릅니다. 거기에 포함되는 게임들도 냉정하게 선택될 것입니다. 오픈 초기에는 진면목을 보여 주기 힘들겠지만 늦어도 일년만 지나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기대해주세요.”

<김성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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