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식경영(KM)’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던 98년, 조직 혁신의 방안으로 KM을 선택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공정위는 KM의 선구자로 정부 기관 중에서 IT를 선도하는 중앙부처로 꼽힌다.
“지식은 공유할 때 빛나지요. 그러나 우리의 잘못된 습성은 정보 독점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 한다는 겁니다.”
공정위의 KM을 앞장서 이끌었던 구성회 서기관(정보화팀장·53)은 공정위의 조직 혁신은 이런 인식을 깨는 작업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공정위 업무야말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서 출발해야 하는데 심사보고서, 검토보고서도 보안이라는 이유로 공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변화를 쉽게 수용하긴 힘들다. 2000년 시스템을 첫 가동한 후에도 시스템 사용에 익숙지 않은 구성원들이 불만이 터져나왔다. 구 서기관은 당시 IT조직에 ‘별동대(헬프팀)’를 구성해 아침 출근과 동시에 일일이 현업을 찾아다니며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시스템을 구축했으니 사용하라’는 수동적 자세로는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구 서기관은 “수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KM 도입 당시 이남기 위원장은 ‘시스템 사용 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내용을 직원 조회 때 발표하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현 강철규 위원장 역시 ‘정책품질관리’를 요구하며, 지식혁신을 적극 주창하고 있다. 최근엔 이런 의지를 반영해 기획관리관실 산하에 있던 정보담당관실을 ‘정보화팀’으로 개편했다.
현재 공정위 모든 조직원은 아침 출근과 동시에 ‘지식경영 포털’을 접속해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 사건처리시스템을 비롯한 △지식경영시스템 △전자결재시스템 △대민정보시스템 △기업정보시스템 △해외경쟁정책시스템 등 공정위 핵심 6개 시스템이 모두 연동, KM 포털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 서기관은 ‘KM 고도화사업’으로 한참 바쁘다. 자바 기반으로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개념도 도입한다. 또 직원들의 기능 추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조달청 입찰정보시스템과 연동도 추진하고 있다.
구 서기관은 78년 통계청 분리 전인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서 업무를 시작, 30년 가까이 정보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니 부처 정보화 발전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시스템을 거부하는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단언하는 구 서기관은 현재 중앙부처 정보화담당관 모임인 ‘정부정보화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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