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융합시대를 맞아 미의회가 지난 96년 개정된 연방통신법(Telecommunications Act of 1996)을 전면 개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C넷이 보도했다.
미공화당 소속의 존 엔자인 상원의원은 지난 28일 현 미국 연방통신법이 인터넷, 이동통신, 광대역 서비스 등 지난 10년간의 급격한 기술혁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통신법안을 상원에 제출했다.
’광대역 고객 선택을 위한 법안’(Broadband Consumer Choice Act of 2005)이라 명명된 새 통신법은 총 72페이지에 달하는 내용 대부분이 미국 통신산업에 대한 각종 정부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친기업 성향을 보여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새 통신법 초안은 지방정부가 광대역 서비스 사업자를 새로 선정할 때는 수의계약이 아니라 반드시 공개입찰을 하도록 명시했다. 또 버라이즌처럼 통신영역을 넘어 방송까지 넘보는 거대 이동통신업체가 지방정부의 허가 없이도 비디오 전송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공화당의 의회 장악으로 새 통신법의 내용이 보수, 친기업쪽으로 기울었다는 소문이다.
통신법 개정을 주도하고 있는 존 엔자인 의원은 그동안 FCC나 주정부가 민간 통신 사업자의 서비스가격을 제한하거나 독점규제를 이유로 경쟁업체에 통신망을 빌려주도록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CNBC방송에 출연 “미국이 21세기 정보시대를 앞서가려면 정부 규제가 민간기업의 창의적 기술혁신을 저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통신산업 전반의 규제완화가 미국경제에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통신업계는 통신법 개정 움직임에 즉각 환영의사를 밝혔다. 버라이즌은 “민간 주도의 통신법 개정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공식 논평했다.
미 연방통신법은 1934년 처음 제정된 이후 FCC 설립과 AT&T분리 등 미국 통신산업의 근간을 규정해왔다. 통신법의 등장 이후 정부가 통신사업자의 활동을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가를 두고 끊임없는 논란이 계속됐다. 62년이 지난 후 클린턴행정부는 변화한 시대상황에 맞춰 연방통신법에 일대 수술을 감행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1996년 개정된 통신법이 민간기업의 경쟁을 촉진시킬 혁신적인 내용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IT기술의 진보로 ’통신법 96버전’은 불과 10년도 안돼 쓰레기통에 처박힐 신세가 된 것. 전문가들은 새 통신법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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