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정문경 지스타 사무국장

 정부와 게임업계가 미국의 E3, 일본의 동경게임쇼, 영국의 ECTS 등 세계적인 게임전시회에 버금가는 전시회를 만들기 위해 크고작은 국내 전시회를 모두 통폐합한 다음 탄생시킨 ‘지스타(국제 게임전시회)’가 드디어 오는 11월 첫 모습을 드러낸다.

 막중한 사명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는 정문경(49) 사무국장을 만나 그동안의 경과와 앞으로의 추진일정 등을 들어봤다.

 

 정 국장은 게임업계 마당발로 통한다. 첨단게임산업협회에서 상근 부회장을 7년간 지내면서 쌓아온 인맥이 사방팔방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 국장은 첨단게임산업협회에 오기전 삼성그룹에 있을 때부터 게임과 인연을 맺어 게임업계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런 그가 지스타를 개최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정국장은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 게임강국 모습 전시회 통해 이룰터

 문화부와 정통부는 각각 게임관련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분산돼 있어서는 세계적인 게임전시회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때부터 문화부와 정통부는 모든 전시회를 통폐합해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전시회를 만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렇게 해서 지스타가 탄생하게 됐지만 어제의 경쟁자가 서로의 힘을 합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이 때문에 문화부와 정통부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새롭게 출범하는 지스타의 선장이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 적임자는 바로 정 국장이었다.

 정 국장은 정통부 산하기관인 첨단게임산업협회에서 잔뼈가 굵었다. 또 문화부의 게임관계자들과도 깊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어 그만큼 양쪽 부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었다. 지스타 사무국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후 정 국장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정통부와 문광부의 입장차이를 좁히는 것이었다.

 다음으로 주력한 것이 해외 업체들의 유치다. 국제 전시회인 만큼 해외 업체들의 참여 여부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해외에서 전시회에 참가하기로 확정된 곳은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태국, 싱가포르, 중국 등의 공동관뿐이다.

 세계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EA, MS, 소니 등 굵직한 회사들의 참여가 결정이 안된 상태다. 국제적인 게임 전시회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들의 참여가 중요하며 정 국장은 현재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비디오게임이 주력이기 때문에 지스타에 참여하기를 꺼려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이 비디오게임 중심이 아니라 온라인게임 중심이기 때문에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게임 업체들을 유치하는 것이 지스타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 업체가 국내 시장이 온라인게임 시장 중심이기 때문에 참가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더욱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으로 EA, MS 등은 참가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답변을 해줬으며 다른 메이저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가 해외 메이저 업체들 유치에 노력하는 이유는 지스타의 성공여부도 있지만 그들에게 우리나라가 게임강국으로 거듭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깔려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온라인게임뿐 아니라 비디오 게임개발 수준도 선진국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발전해 있다는 것이 정 국장의 생각이다.

# 업계의 자율적인 동참 필요

정 국장은 요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스타에 참가할 국내 업체 모집을 위해 늘 해당업체 사장과 약속을 잡고 전시회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또 지스타에 참석하지 않아도 전시회의 필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그는 쉴 틈 없이 업체 사람과 만나 얘기를 한다. 그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국내 업체 부스는 83%가량이 채워진 상태다.

 앞으로도 참가를 희망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어 전시회 규모를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정 사무국장은 이들 업체들이 지스타에서 최대한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즈니스 데이가 시작되는 11월10일부터 11일 양일간에 참석 가능한 모든 해외 바이어를 초대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업체들의 게임을 해외에 소개시켜 주기 위해 외신기자들도 100여명 가량을 초빙했다. 그는 현재까지 해외바이어들은 200명선이 참가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해외바이어들과 외신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오는데 반해 국내 업체들의 냉담한 반응이 그로서는 넘기힘든 벽이라고 토로했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를 제외하고 다른 중소업체들의 경우 지스타에 대한 관심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전시회에 참가 하든 안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 국제 게임전시회가 열린다는 사실이며 그만큼 한국 게임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지스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업체도 적지 않다고 했다.

“전시회가 단지 국내 메이저 업체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실상 그렇지 않으며 게임업체 전부가 장르에 상관 없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정 국장은 지스타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 세계 3대 게임쇼와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어야 우리나라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며 첫 전시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온라인 중심 전시회로 만들겠다

지스타를 준비하면서 정 국장은 향후 지스타가 나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처음 개최되는 만큼 전시회를 준비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컸지만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너무 급하게 전시회를 준비하다 보니 전시회의 명확한 성격을 규정하지 못한 점이다. E3나 동경게임쇼의 경우 비디오게임 위주의 전시회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스타도 온라인게임 중심으로 전시회를 구성했어야 했다.

정 국장은 이 점에 대해 깊이 고민 하고 있으며 내년 열릴 지스타는 온라인게임 중심의 전시회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온라인게임 중심이지만 비디오게임 업체들도 참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가 이번 전시회에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사람은 10만여명 수준이다. 처음 실시하는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10만명 정도를 생각하는 것은 그만큼 국내에 게임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전시회 관람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비디오게임 업체들이 참가할 만한 여건은 충분히 만들어진다고 그는 판단하고 있다.

정 국장은 “국내를 대표할 만한 장르는 온라인게임이며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올해 전시회는 이 점이 다소 미약하지만 ‘첫 숟가락에 배부를 수 없다’라는 속담이 있듯 전시회를 거듭할 수록 점차 제 색깔을 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게임 관련 업계뿐 아니라 일반 유저, 정계 등 다양한 계층에서 적극적으로 지스타의 성공을 위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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