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셧다운제` 게임업계 반응

‘셧다운제’ 도입 의견이 분분한데 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게임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업계에서는 대부분 ‘셧다운제’로 인한 매출감소는 유저의 연령층에 따라 타격 정도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게임 산업의 위축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임개발사인 엔씨소프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리니지’는 현재 전체 이용자의 4-5%정도가 청소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상보다 적은 청소년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게임을 하는 청소년은 1%에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엔씨소프트의 매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회사 관계자는 내다보고 있다.

웹젠의 경우도 ‘뮤’의 주 이용자 연령층이 20대 이상이기 때문에 ‘셧다운제’가 실시된다 해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MMORPG이면서 주 연령층이 청소년층인 게임들의 경우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또한 중·고등학생 위주의 청소년층이 많이 즐기는 캐주얼 게임이나 FPS게임도 적지않은 매출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

10대가 많이 즐기는 ‘열혈강호’의 경우에는 매출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회원의 절반 가량이 청소년층이며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도 1만여명 가량으로 30%정도에 달해 이들이 이 시간대에 게임을 못할 경우 20%정도의 매출감소는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트라이더’ 등 청소년들이 주로 즐기는 캐주얼 게임을 서비스하는 넥슨의 경우에는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적이 없어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매출 감소는 어쩔수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생각보다 더 많은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넥슨의 경우 다른 게임업체보다 청소년층이 많아 매출에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출 감소와 함께 신규 게임 개발도 주춤거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게임들이 대부분 캐주얼 장르인점을 감안하면 ‘셧다운제’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A사 사장은 “비록 시간대가 청소년들이 많이 잘 시간이지만 그래도 게임을 한두시간 더 하고 자려는 사람도 많은데 이들이 게임을 못하면 매출 감소는 뻔한 것 아니냐”며 “왜 자꾸 산업을 어렵게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초등학생들이 많이 즐기는 ‘겟앰프드’는 ‘셧다운제’가 실시되도 매출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함께 ‘셧다운제’ 실시로 인해 가장 피해가 클 것은 산업의 위축이라는 점을 꼽았다. ‘셧다운제’ 실시 등으로 인해 게임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게 될 것이며 신규 인력 유입 등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게임에 대한 투자 등도 현격히 줄어들 소지가 있어 산업이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제도로 인해 산업마저 축소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 감소 때문에 업계에서 ‘셧다운제’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로 인해 산업이 위축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잘 나가고 있는 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만은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 형평성, 실효성도 도마 위에

산업 위축론과 함께 ‘셧다운제’가 실시되면 형평성, 실효성 등의 문제도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와 관련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네이버 chunjae0567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셧다운제’와 관련된 법안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소리며 중·고등학생들 대부분이 부모들의 주민등록번호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다른 polwind 아이디를 사용하는 유저도 “심야 게임제재는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못하진 않는다”며 “비실효성있는 법안보다는 캠페인 등을 통해 점차적으로 심야에 게임을 하지 말것 등을 권유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법안이 실효성에 논란의 여지가 많으며 인터넷의 특성상 비실명으로 게임접속 하는 사례가 늘어나 결국 청소년의 명의 도용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효성과 함께 형평성도 도마위로 오를 전망이다. 현재 김재경 의원이 ‘셧다운제’에 해당하는 장르로 꼽은 것은 온라인 장르뿐이다. PC게임이나 비디오 게임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현재 PC게임, 비디오게임의 경우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온라인게임과 차별화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온라인 게임만을 규제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넥슨 한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만을 규제 대상으로 지정해 PC 패키지 게임과 형평에 맞지 않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며 “법안의 발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PC게임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해외에서는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에 대한 규제 장치를 강제가 아닌 자율에 맡겨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셧다운제’ 논의 자체를 무색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 게임 시간 등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부상하면서 ‘셧다운제’ 도입 추진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게임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시간을 강제로 규정하기 보다는 등급강화와 게이머나 부모들에게 게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문제 교육 등의 캠페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처럼 온라인게임이 발달한 중국이나 대만 등에서도 청소년 보호를 위해 규제보다는 선도성이 강한 캠페인이나 치료에 중점을 둬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해 중독자 치료 병원 등을 설립, 게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업계도 캠페인 등을 적극 지원하며 청소년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태국의 경우에는 지난 2003년 ‘셧다운제’를 처음 도입, 논란을 일으킨바 있으며 현재까지 이 법령은 존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에도 ‘온라인게임 시간 감독제’를 실시해 청소년들의 온라인게임 이용 시간을 규제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태국에서 실시한 ‘셧다운제’는 현재 국내에서 발의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 규제안은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모든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태국이 ‘셧다운제’를 도입한 이유는 청소년 보호보다는 산업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셧다운제’를 도입한 나라는 태국을 제외하고 없다”며 “‘셧다운제’가 실시된다면 해외에서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희찬기자 안희찬기자@전자신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