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IT 인프라 한곳으로

 구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현대중공업이 정보시스템(IT) 인프라를 통합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현대중공업의 이런 움직임은 현대중공업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용 전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이미 세간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IT 전문 기업 설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대중공업의 이번 계획은 단순히 물리적인 통합 작업이 아닌 1000여 대가 넘는 단위 업무용 서버 플랫폼을 대형 서버를 중심으로 콘솔리데이션(통합) 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한국IBM·한국HP·한국썬 등 대형 서버 업체의 한판 대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현대중공업 측에 따르면 3분기 중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 있는 IBM 호스트 장비를 현대정보기술 마북리 데이터센터로 이관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와 함께 내년까지 2단계에 걸쳐 흩어져 있는 서버 및 스토리지 등 IT 인프라를 한 곳으로 모으는 통합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질적인 사업부문별로 운영해온 IT 인프라를 물리적, 시스템적으로 한 곳에 모아 IT 활용을 극대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라며 “컨설팅 업체와 함께 내년까지 구체적인 이행 모델(to-be)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73년 현대조선중공업으로 발족한 이래 현대엔진공업·현대철탑산업·현대로보트산업·현대중전기 등을 흡수, 합병했으며, 이에 따라 조선·해양·건설·플랜트·엔진기계·전기전자 등 6개 사업부문에 걸쳐 전산센터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프로젝트는 전문 IT 자회사 설립 및 현대정보기술과 이후 관계 설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현대중공업의 선택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할 경우 IT 자회사 설립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지만, 현대정보기술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경우 IT 자회사 설립 의미는 축소될 뿐 아니라 설립하더라도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구축한 재무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은 울산 사업장 내 전산센터에 두고 있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조선사업부문의 ERP 시스템을 어디에 둘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계열 분리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오토에버닷컴’이라는 전문 IT 자회사를 두고 있으나, IT 인프라는 현대정보기술의 마북리 센터와 기아자동차 소하리 센터로 이원화해 활용하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