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기만 해도 간지러운 사진’이라는 게시물이 네티즌의 인기를 끌었다. 사진에는 제목이 주는 묘한 느낌에서 한참 벗어난, 모기(mosquito)에게 ‘사정없이 뜯긴’ 사람의 발이 등장한다.
여름 불청객 중 가장 확실한 놈은 모기다. 실제 여름만 되면 “각종 퇴치용품을 동원해도 소용없다”며 유독 모기에게 잘 물린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 맞는 말이다.
실험에 따르면 모기는 유산과 요산을 좋아해 혈액 속에 이 성분이 많은 사람을 잘 공격한다. 또 스스로 콜레스테롤과 비타민B를 합성할 수 없어 이를 다른 동물의 혈액에서 공급받아야 하므로 혈액 중 이 성분이 많은 사람도 모기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약물 장기복용자와 수술환자도 모기에 물릴 확률이 높다. 심장질환치료제와 고혈압약을 먹는 사람을 모기는 좋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장품이나 향수는 이성보다 모기의 관심을 끄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모기는 후각이 대단히 예민해 촉수로 공기에 분포하는 0.03∼0.04%보다 훨씬 적은 0.01%의 이산화탄소까지 감지해 내는 능력이 있다. 4∼5%로 올라가는,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감지 못할 리 없다. 신진대사가 활발해 몸에서 열이 많이 발산되는 아이들이 잘 물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한편 모기에 물리면 침을 바르는 사람이 많다. 덜 긁게 되고 상처도 빨리 아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침은 아무런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침 속의 세균으로 인해 상처가 덧날 위험마저 있다. 전문가들은 차라리 물로 깨끗이 씻는 게 위생에 좋다고 설명한다.
모기를 절멸시킬 수 없다면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잘 씻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물리면 묽은 암모니아수나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게 제일 낫다. 아니면 옛날 고승들처럼 피를 나눠 주고 살던지.
장마도 끝나가고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있다. 모기 피해 예상자들은 ‘보기만 해도 간지러운 사진’을 보며 스스로 위안하자. 그리고 모기에게 물리면 ‘간지러운’ 것이 아니라 ‘가려운’ 것이 맞다.
경제과학부·허의원차장,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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