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합전산센터 2단계 구축 프로젝트의 우선협상 대상자가 SK C&C (현대정보기술·KT) 컨소시엄으로 전격 변경됐다. 지난 24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LG CNS(삼성SDS) 컨소시엄은 불과 3일 만에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정부통합전산센터 2단계 사업은 대형 공공 SI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보기 드물게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결과를 번복하는 전례를 남기게 됐다.
정부통합전산센터추진단의 이같은 결정에 LG CNS 컨소시엄이 즉각 반발하고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왜 변경됐나 = 27일 우선협상 대상자 변경은 추진단의 가격 점수 산출 오류에서 비롯됐다. 추진단은 지난 24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상의 계약 규정에 따라 ‘입찰 가격 평점 산식’을 적용, 총점을 계산해 LG CNS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때 LG CNS 컨소시엄은 SK C&C 컨소시엄을 ‘0.7점’ 차이로 앞섰다.
우선 협상자가 결정되자 SK C&C 컨소시엄은 곧바로 추진단에 기술 및 가격 점수는 물론 종합 점수 공개를 요구했다.
추진단은 이날 밤 자체 검토 결과, 이 공식 적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즉각 심사단을 소집해 재검토에 돌입했다는 설명이다. 추진단은 지난 주말 심사 위원을 비롯한 전문가를 참여시켜 전체 평가 과정을 재검토한 결과, 당초와는 반대로 SK C&C 컨소시엄이 ‘1.7’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 희비교차 = 우여곡절끝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SK C&C 컨소시엄은 1단계 사업을 수행한 삼성SDS와 LG CNS의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같은 맥락에서 SK C&C를 비롯 현대정보기술과 KT는 하반기 이후 본격화될 3단계 사업은 물론 향후 사업 수행을 위한 교두보를 확실하게 마련한 것으로 자평했다.
반면 초대형 국가 IT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정부통합전산센터 사업 1단계 프로젝트를 수주한 LG CNS 컨소시엄은 2단계 사업 수주에 실패, 지속적인 주도권 장악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해 1단계 사업 당시에 삼성SDS(LG CNS) 컨소시엄과 맞대결을 펼쳐 분패한 현대정보기술은 SK C&C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2단계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돼 1단계 사업 수주 실패를 설욕하는 등 2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 문제는 없나 = 이번 번복은 추진단의 업무 착오에서 비롯된 만큼 이에 대한 따가운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추진단이 내부 판단 및 SK C&C 컨소시엄의 정보 공개 요구를 수용해 신속하게 대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비난의 일정 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진단은 27일 번복 이후 뒤늦게 SK C&C 컨소시엄과 LG CNS 컨소시엄에 대한 평가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해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LG CNS(삼성SDS) 컨소시엄은 “번복과 관련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향후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 사태 수습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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