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요금제를 둘러싸고 온라인게임 공급사인 넥슨과 PC방 사업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넥슨과 PC사업자 대표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간 진행해오던 ‘통합정량요금’에 관한 2차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PC방업주들은 예정대로 23일 오후 넥슨 본사를 방문, 대규모 항의집회를 강행키로 해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요금제 변경 갈등 핵심=이번 사태는 넥슨이 자사가 공급하는 게임에 대한 과금체계를 내달 1일부터 기존 정액제 대신 통합정량제로 변경키로 하면서 불거졌다. 통합정량제는 시간단위로 과금하는 것으로 모든 게임을 묶어 이용하면 대폭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쓰는 것만큼 요금을 내는 일종의 종량제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넥슨은 지금까지 사용량과 관계없이 IP갯수로 과금하는 정액제를 시행해왔다.
◇“합리적인 요금체제”=넥슨은 통합정량제가 쓰는 만큼 이용료를 내는 합리적인 요금제라는 주장이다. 정액제의 경우 게임이용시간이 많은 대형PC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PC방이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넥슨 측은 “대부분의 PC방이 IP갯수로 과금하는 정액제가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통합정량제로 부담이 늘어나는 PC방은 20∼30%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타 온라인게임사의 경우에도 정량제를 도입하고 있음에도 자사가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독 반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PC방 부담 가중”=PC문화협회는 부담이 늘어나는 PC방사업자들이 일부에 그칠 것이라는 넥슨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광식 중앙회장은 “넥슨이 일부 PC방 업주들의 의견을 대다수 PC방 업주들의 의견인양 호도하고 있다”며 “새로운 요금제도가 업소에 따라서는 2배∼4배의 추가요금을 부담할 수 밖에 없는 불합리한 요금제도”라고 반박했다. 협회는 기존 요금제도와 함께 신규 요금제도를 편성해 PC방 업주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매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두 당사자가 팽팽한 입장차를 보임에 따라 23일 항의집회에서는 물리적인 충돌도 예상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01년 ‘포트리스’ 유료화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CCR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간의 갈등이 재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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