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프로젝트 과정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둘러싸고 발주자와 개발자 간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SW 개발 관련 계약시 지적재산권은 발주자에게 귀속시킨다는 재정경제부의 계약 조항에 따라 개발자 측이 기존 프로젝트에서 얻은 노하우를 신규 프로젝트에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 이에 따라 SI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개발자 측은 축적된 노하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자원 낭비는 물론이고 SI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커지는 마찰=최근 한 금융기관의 프로젝트를 마친 A사는 다른 동종 업체의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개발사업을 마무리한 발주자가 저작권을 주장함에 따라 사업을 중단했다. 또 SW를 수출하려던 B사 역시 기존 발주자의 저작권 주장으로 제품 수출이 취소됐다.
SW지적재산권 관련 전문기관인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이하 프심위)에 따르면 SW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지난해부터 SW 개발 산출물의 저작권 귀속분쟁이 발생, 총 6건의 분쟁조정 사례가 등장했다. 프심위는 조정을 의뢰하는 경우는 분쟁이 막판까지 다다른 사례로, 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실제 건수는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도 이를 둘러싼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협회 측은 “발주자들이 계약서에 저작권을 발주자에 귀속한다는 조항을 넣고 있는데 최근 개발업체들이 이에 대한 근거와 효력을 묻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SW 개발사업 계약과 관련한 저작권 처리 검토보고서를 마련, 관련 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발주자 간 상이한 입장=대부분의 발주업체와 기관은 재경부가 기술용역에 적용토록 한 계약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계약서의 특수조건에는 ‘산출물은 발주자에게 속한다’는 조항이 있다. 따라서 통상 SW 개발사업 산출물에 대한 저작권은 발주자가 소유한다.
SW 개발에 있어 발주자는 필요한 업무자료 등 독자적인 정보를 개발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저작권을 발주자에게 귀속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또 개발 성과인 SW에는 발주자 관련 정보가 들어 있으며 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발주대금 등의 명목으로 발주자가 부담한다고 강조했다.
한 발주기관 관계자는 “개발자가 발주자 정보를 다른 SW 개발에 이용한다면 발주자 정보가 외부에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발주자가 저작권을 가져야 이후 해당 SW 업그레이드, 재개발 등 필요시에 자체적으로 이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SI 및 국내 솔루션 업체들은 SW 개발을 위해서는 개발자가 독자적으로 축적해 온 기술이 필요하고, 해당 사업에 대한 노하우 등은 다양한 SW 개발에 범용적이고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용석 삼성SDS 선임변호사는 “저작권의 발주자 귀속은 개발업체의 후속 개발을 막아 거시적으로는 SW산업 발전과 경쟁력 제고에 장애요소가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계약관행을 바꿔야=프심위는 이에 대해 계약서상 특별한 내용이 없을 경우에는 개발자에게 위탁개발의 저작권이 귀속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계약서에 저작권의 귀속을 명시하는 경우 이는 발주자에게 저작권을 이전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따라서 프심위는 발주자와 수주자가 합의하에 계약서에 일부 보류, 수발주 간 공유, 개발자의 이용 허락 등 양측이 만족할 만한 조항을 넣는 등 새로운 계약관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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