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리뷰]구룡쟁패

최근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 ‘구룡쟁패’는 흔하디 흔한 무협 온라인게임들과 격을 달리한다. 팬터지 시스템을 차용해 무늬만 무협을 표방했던 일부 무협 온라인게임과 뚜렷한 경계를 긋고 있는 것이다.

무공 시스템과 애니메이션 동작은 전문 작가의 철저한 고증을 통해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특히 경공 시스템은 ‘구룡쟁패’의 백미다. 또 무협의 세계관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과 소설, 영화 등을 토대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작품에 스며들어 있다.

더게임스 크로스 리뷰팀은 ‘구룡쟁패’의 정통성에 박수를 보내며 지지했지만 윤주홍 기자는 ‘정통성’에 한계를 우려하며 게임 시스템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홍수처럼 쏟아지는 온라인게임 중에서 ‘구룡쟁패’처럼 가치관을 당당하게 내세우고 뚜렷한 특징을 보이고 있는 작품이 없다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 했다.개발사: 인디21

유통사:인디21

플랫폼: PC 온라인

장르: 무협 MMORPG

‘구룡쟁패’는 유명 무협 작가 좌백이 시나리오를 담당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따라서 제작진은 세계관과 그래픽, 캐릭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철저한 고증을 거쳐 중국 대륙의 역사와 문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작품에는 9개의 문파가 등장하며 유저는 이 문파의 일원이 돼 천하를 제패해야 한다. 하지만 굳이 문파에 가입하지 않고 낭인이 돼 무림을 홀로 떠돌아 다니는 멋진 나그네 무사로 즐길 수도 있다.

문파에 따라 500여 개의 화려한 무공이 구현돼 있으며 검, 도, 곤, 창 등 300여 가지의 무기가 지원된다. 또 유저는 강호풍운록이라는 퀘스트를 수행하면 성장하는데 되도록이면 레벨 노다가에 몰두하지 않으면서 ‘즐기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개발사의 목표다.

또 ‘구룡쟁패’는 화려한 무공 애니메이션을 자랑한다. 무협이라는 타이틀만 걸고 실제 무술인들이 수행하는 동작이 전혀 없었던 타 게임과 달리 이 작품은 무술의 동작을 게임에 녹여냈다. 특히 경공 시스템은 ‘구룡쟁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으로 빠르게 달리는 실감나는 표현이 유저들사이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종합: 7.3 그래픽: 7.6 사운드: 6.6 조작성: 6.6 완성도: 7.3 흥행성: 8 

◆다른 색깔의 온라인게임

‘무협’이라는 소재가 지금은 넘쳐날 정도로 많아졌지만 팬터지라는 익숙한 소재에 비해 ‘새롭다’는 느낌은 준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하지만 ‘구룡쟁패’는 무협을 소재로 한 MMORPG임에도 불구하고 후발주자라고 말할 수 있다. 무협을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은 소수였지만 꾸준히 등장했고 지금은 플레이할 수 있는 무협 온라인게임이 여럿 존재한다.

그렇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구룡쟁패’는 신선한 타이틀이다. 좌백이라는 유명 무협 작가가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 ‘무협’이라는 소재를 게임 속에 얼마나 잘 녹여넣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많은 무협 게임들을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것은, 겉보기에는 무협이지만 게임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시스템 자체는 기존의 팬터지 온라인게임을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구룡쟁패’는 다르다.

체력이나 내공, 그리고 무공 같은 기본적인 요소가 체력, 마나, 스킬에 대입되는 구조는 비슷하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요소들이 팬터지 온라인게임과 다른 색깔로 다가온다.

물론 완벽한 정통 ‘무협’에는 부족하지만 기존의 팬터지 게임과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시도는 제작사 인디21이 말하는 ‘무협이라는 장르의 표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매우 진지한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구룡쟁패’는 재미있다. 이제는 포화상태라고까지 말하는, 비슷비슷한 수많은 MMORPG가 널려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는 이런 ‘다른 색깔’은 필요하다.

종합: 7.4 그래픽:7 사운드: 7 조작성 : 7 완성도 : 8 흥행성: 8 

◆반쪽짜리 정통에 그친 작품

4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지지부진한 연기를 거듭하며 ‘뒤집고 뒤집었던’ 무협 온라인게임 ‘구룡쟁패’가 드디어 뚜껑을 열었다. 비록 무협이라는 소재가 식상해져버린 세상이 왔고 ‘구룡쟁패’라는 이름 자체도 색이 바랜 느낌을 주긴 하지만 게임의 첫 인상 만큼은 오랜 개발기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무협작가 좌백의 시나리오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인디21의 주장처럼 강렬한 무협의 색채가 게임 안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점이다. 무협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경공시전시 확연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라든가 운공과 심법을 통해 캐릭터의 체력과 내공을 채우는 등 무협 세계관에 충실한 자세로 동종의 온라인게임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배경과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무협 고유의 향이 게임플레이 안에까지 스며들지 못했다는 점은 ‘구룡쟁패’가 분명히 극복해야 할 난제다. 시나리오에 근거한 다양한 퀘스트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노가다의 연장선으로 전락해버린 소일거리가 된지 오래고 나만의 무공을 만든다는 개념의 ‘무공숙련도’ 역시 숙련노가다라는 반복성 작업을 양산, 결과적으로 다른 국내 온라인게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정통이 되기 위한 과정은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고지가 바로 앞이니 조금만 노력하면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종합: 7.2 그래픽: 8 사운드: 7 조작성: 6 완성도: 7 흥행성: 8

◆정통과 비정통의 사이

팬터지 게임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휩쓴 이유는 순전히 ‘디아블로’ 때문이다. 이 작품의 영향으로 완벽한 인터넷 멀티플레이에 기반을 둔 게임이 생산됐고 ‘리니지’ ‘바람의 나라’가 대표적인 선두 주자였다. 두 게임 모두 국내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개발됐지만 결국 서양 팬터지풍의 ‘리니지’가 패권을 차지하며 막대한 부를 쌓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개발사는 이 그늘 아래서 팬터지 온라인게임을 찍어내게 이르렀다. 하지만 초창기 온라인게임에서도 무협은 존재했다. ‘영웅문’은 골수 팬층을 거느린 정통 무협 게임이었고 승승장구하며 주가를 올렸지만 시대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외면당했다. 그리고 그 바통을 이어받는 게임이 바로 ‘구룡쟁패’다.

‘구룡쟁패’는 팬터지 게임의 시스템을 슬쩍 베끼는 짓을 단호히 거부하고 정통 무협의 세계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좌백 작가의 “산적이라고 해서 함부로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말에 이 작품의 철학이 담겨 있다.

운기조식이나 경공 등 무협 소설과 무협 영화에서 환상적으로 펼쳐졌던 신기들을 ‘구룡쟁패’는 정통성에서 껴안으려 한다. 하지만 문제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올바른 길을 걸었다면 훨씬 빠른 시기에 공개됐고 완성도도 높았겠지만 먼 길을 돌아 오느라 망가진 부분이 많다.

좌백의 시나리오에 의거해 정통성은 살아 있지만 실제 유저가 느끼는 것은 팬터지 시스템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가장 배척해야 할 의미없는 ‘노가다 플레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종합: 7.2 그래픽: 8 사운드: 6 조작성: 7 완성도: 7 흥행성: 8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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