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김남주 사장
“ ‘썬’은 아시아를, ‘헉슬리’는 북미와 유럽을 겨냥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북미에서도 ‘썬’에 대해, 아시아쪽에서도 ‘헉슬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웹젠의 김남주 사장은 이번 E3에 다양한 게임을 선보인 것에 대해 “하나의 콘텐츠로 전세계적인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고 출품한 게임들이 고루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웹젠의 최고 기대작 ‘썬’은 노말매핑 기법을 이용한 뛰어난 그래픽이 돋보이는 게임. 김 사장은 “‘썬’은 몹이 제자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언덕에서 뛰어내리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등장한다”며 “작은 요소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게이머들을 감동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썬’은 오는 6월 말이나 7월 초로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데 현재 진행 상황으로는 이 일정을 지키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썬’을 이전의 ‘뮤’와 같이 정액제 기반으로 서비스할 생각이다.
웹젠이 대성공을 거둔 ‘뮤’의 후속작을 내놓지 않고 ‘썬’이라는 새로운 게임을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김 사장은 “신선도가 떨어지는 후속작을 내놓기보다는 신선한 게임 장르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다”며 “기존 게임보다 쉽게 만들자가 웹젠의 모토이며 그래서 게임 이름도 단순하게 ‘썬’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웹젠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헉슬리’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했고 우선 내년에 PC버전을 먼저 내놓고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콘솔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 사장은 ‘헉슬리’ 이외의 게임도 환경이 무르익으면 차례로 이식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헉슬리’는 에픽의 언리얼 3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이 엔진은 아직 리테일 버전이 안나온 상태. 웹젠은 지난해 에픽과 라이선스를 맺고 이 엔진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헉슬리’는 특히 콘솔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동시에 5000명 정도가 전투를 치룰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웹젠이 직접 라이브서버를 만들어서 컨트롤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X박스는 PC와 구조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사장은 ‘위키’가 ‘젤다의 전설’을 모방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좋은 게임을 많이 참고하기는 한다”며 “하지만 ‘위키’는 ‘젤다’와 달리 다양한 캐릭터를 조합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게임 회사들이 유저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지향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다보면 여러 게임의 캐릭터가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빌 로퍼 플래그십스튜디오 CEO
‘헬게이트’는 마법과 과학이 동시에 공존하면서 악마를 물리친다는 내용의 아주 독특한 게임입니다.”
디아블로의 아버지로 불리는 빌 로퍼는 현재 준비 중인 작품 ‘헬게이트:런던’이 1인칭과 3인칭으로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디아블로’처럼 맵과 아이템 등이 무작위로 생성돼 매번 색다름을 주는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헬게이트’는 하지만 ‘디아블로’와 달리 스킬까지 랜덤하게 생성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헬게이트’는 ‘디아블로’와 달리 MMORPG처럼 채팅룸 없이 바로 접속할 수 있지만 ‘디아블로’ 처럼 싱글플레이를 지원한다. 로퍼는 ‘헬게이트’를 한마디로 ‘디아블
로와 같으면서도 다른 게임’이라고 정의했다.
‘헬게이트’의 배경이 런던으로 결정된 것은 이 도시가 국제적인 면모를 갖춘 큰도시이면서도 대화제, 흑사병 등 게임에 접목시키기 쉬운 소재와 지하철과 무덤 등 지하에 있는 고적이 많았기 때문. 로퍼는 ‘헬게이트’가 성공할 경우, 다른 도시를 배경으로 한 차기작도 내놓게 될 것이라며 이때 도시는 많은 역사와 신화를 갖춘 곳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헬게이트’의 장르는 1인칭슈팅(FPS) MMORPG. 로퍼는 아직 PVP의 방식에 대해 구상중이지만 소위 말하는 ‘뒷치기’보다는 던전빨리 통과하기, 보스몹 빨리 잡기 등 협동이라는 요소가 중요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길드워’를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다는 로퍼는 “ ‘헬게이트’가 한국의 게임과는 카테고리 자체가 다르다”며 “이 때문에 서로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퍼에 따르면 이 게임은 한국의 게임과는 달리 빠른 손동작보다는 아이템이나 레벨, 스킬 등이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다.
‘헬게이트’는 철저하게 현지화된다고 한다. 지역별로 아이템을 추가할 예정이며 업데이트도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또 캐릭터는 모두 똑같았던 ‘디아블로2’의 바바리안과 달리 눈, 코, 입, 피부 등을 모두 다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로퍼는 블리자드를 퇴사하고 플래그십을 설립한 것에 대해 “모회사(비벤디)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고 여러가지 문제가 겹쳤었다”고 설명하고 “아시아 팬의 사랑을 저버릴 수 없어 게임판을 떠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은 회사에서 일하다보니 에너지가 넘치는 등 기쁨도 많다”며 “블리자드를 떠난 것이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한편 그는 한국이 하루에 몇만명이 참여하는 베타테스트가 가능하며 순간순간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부러움을 표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
“앞으로 게임은 점점 더 영화를 닮아갈 것입니다. 현재 엔씨소프트도 모든 게임을 영화와 같이 많들 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행사에서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타뷸라라사’ 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은 앞으로 게임 트렌드를 전망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번에 출품한 ‘시티오브빌런’ ‘타뷸라라사’ ‘오토어썰트’ ‘엑스틸’ 등의 게임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 2003년 이후 3년 연속 E3에 참가하면서 매년 실제 부스 공간은 줄이고 있지만 부스가 계속 넓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게임의 숫적 증가가 아니라 내용적 성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X박스 360용 게임 2~3종을 만들고 있는데 단순히 게임만 만들고 제공하는 써드파티 방식은 절대 취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 앞으로도 당분간은 여전히 PC에 주력하기로 했다. 그는 “콘솔게임이 한국 시장에서는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며 “콘솔 게임기가 아무리 PC와 가까워져도 엔씨소프트의 강점은 여전히 PC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에서는 리처드 게리엇이 만들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타뷸라라사’에 대해 1인칭슈팅(FPS) 게임의 대명사인 ‘헤일로’의 대를 잇고 있다는 평가. 김 사장은 이같은 호평 덕에 부스 옆에 마련된 비즈니스 코너에서 매시간 벌어지는 각종 미팅 때문에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 특히 유럽쪽에서도 반응이 오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로봇대전게임 ‘엑스필’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며 “그동안 북미와 아시아에 치우쳤던 엔씨소프트가 유럽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게임을 발굴한 점에서 이번 행사가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엔시소프트는 올해말경 ‘시티오브빌런’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오픈하고 ‘리니지’ ‘길드워’ ‘시티오브히어로’ 등을 묶어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게임포털을 운영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이외에도 다양한 전략으로 글로벌 게임메이커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실제 이회사는 최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근거를 둔 엔씨오렌지카운티라는 개발스튜디오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내년이면 국내와 해외 매출 규모가 같아질 것”이라며 “북미 유럽 등 해외에서도 속속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리차드 게리엇 프로듀서
“ ‘타뷸라라사’는 유저인터페이스 등 때문에 것 보기에는 FPS 같지만 게임의 중심은 RPG입니다.”
엔씨소프트의 ‘타뷸라라사’를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리차드 개리엇은 이 게임이 단순한 FPS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타뷸라라사’가 과녁을 얼마나 잘 겨냥했느냐 보다는 RPG처럼 유저가 가지고 있는 스킬, 포인트, 아이템 등에 따라 전투 결과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개리엇에 따르면 ‘타뷸라라사’는 다른 MMORPG처럼 캐릭터가 육체, 마인드, 스피릿의 3가지 요소를 갖게 되지만 전투시에 은폐가 잘 된 사람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적어진다는 점에서 전략의 중요성이 크다.
또 ‘타뷸라라사’가 다른 점은 제일 처음에 유저가 어떤 클래스를 할지 강요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개리엇은 “ ‘타뷸라라사’는 누구든 처음에는 지원병으로 게임에 참여하며 나중에 클래스를 결정하게 된다”며 “처음에 스페셜리스트를 하다가 메딕이나 솔저로 클래스를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타뷸라라사’에는 8개의 클래스가 존재하는데 클래스를 바꿔도 기존의 모든 권리를 거의 손해보지 않고 유지하게 된다.
이번 행사에서 ‘타뷸라라사’를 접한 관람객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작년에 비해 모습이 크게 바뀌어 다른 게임처럼 보인다는 것.
이에 대해 개리엇도 “비주얼적인면과 다이내믹한 배틀전투필드 등이 크게 바뀌었다”며 “캐릭터의 의상은 그동안 패션을 중시했으나 최근에 다시 ‘아머(amor)’라는 느낌이 들도록 다시 설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골격만큼은 전혀 바뀐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개리엇이 지적하는 기존 MMORPG의 문제점은 단순한 레벨업을 요구하며 결코 무찌를 수 없는 몬스터가 존재해 게이머에게 좌절을 안겨준다는 것. 그는 “ ‘타뷸라라사’를 스토리를 통해 솔로 플레이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어려운 몹이 게임의 진행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리엇에 따르면 ‘타뷸라라사’는 1년쯤 뒤부터 한국에서도 제한된 유저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실시, 피드백을 받게 된다.
현재 ‘타뷸라라사’는 여러 행성에 모두 5가지 종족이 살고 있으며 게이머는 인간만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개리엇은 “어쩌면 앞으로 다른 종족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할지도 모르겠다”며 “앞으로 스토리 라인에 걸맞은 여러 형태의 지역과 행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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