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의 개선 방향
주최:전자신문·한국커머스넷
후원:한국전산원, 서울대 e-비즈니스 기술연구 센터
<참석자>
금봉수 전산원 IT전략기획팀장
김석호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보호과장
라봉하 정통부 인터넷정책과장
박성찬 다날 사장
유영석 아이마켓코리아 상무
이해완 로앤비 사장
최용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가나다 순)
※사회: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e-Biz클럽 회장)
전자신문과 한국커머스넷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산원과 서울대 e-비즈니스 기술연구센터가 후원하는 ‘제32차 e-Biz클럽 토론회’가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의 개선 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정상조 서울대 법대 교수가 동명의 주제발표로 시작한 이날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 필요성에 대해 첨예하게 토론을 펼쳤다. 토론내용을 요약한다.
◇사회(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산업계에서는 e비즈니스 활성화에 법·제도적 걸림돌이 많다고 하소연한다. 규제가 너무 많다는 설명이다. 과연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법·제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토론한다.
◇박성찬(다날 사장)=법·제도적인 규제보다는 사업자를 통한 자율 규제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본다. 규제를 하다 보면 사업자들이 움츠리게 된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수익성 감소로 인해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계속 펼치는데 한계를 겪는다. 예컨대 모바일 콘텐츠 산업이 급신장을 하다가 정부에서 여러 규제를 내놓으면서 무너지고 있는 추세다. 다르게 보면 수익모델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온라인 산업도 규제를 풀어준다면 훨씬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업체들이 수익성 한계를 맞이할 경우 관련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콘텐츠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통신사들이 콘텐츠에 나설 조짐인데 과연 그것이 옳은지도 의문이다.
◇유영석(아이마켓코리아 상무)=e마켓플레이스업체로서 규제로 인해 계약 과정에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투입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온라인 계약만으로 거래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중소기업 정보화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전사자원관리(ERP) 등 솔루션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기업의 구매혁신이 21세기 중요한 화두인 만큼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자거래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 예를 들면 세제상의 지원을 꼽을 수 있다. 중소기업이 전자구매를 할 경우 국가로부터 지원하는 부분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부가가치세 또는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부여할 경우 전자거래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다.
◇금봉수(한국전산원 IT전략기획팀장)=산업계에서 모바일 결제의 혜택이 크다는 설명을 많이 한다.
기업간(B2B)거래는 기업·소비자간(B2C) 거래에 비해 건수는 적지만 결제 금액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결제 금액 한도를 다양화하는 등 별도의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결제의 안전성 및 편리성에 대한 고려가 수반되어야 한다. 업계의 사소한 걸림돌의 경우 해결에 최우선을 다해야 한다.
◇이해완(로앤비 사장)=DB업계에서는 ‘공공기관이 무섭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민간에서 어렵게 DB를 구축해 놨더니 공공기관이 DB를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민간과 공공기관간의 역할 분담 그리고 파트너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온라인에 대한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 명심해야 할 사항은 새롭게 제정된 법뿐만 아니라 기존 법에 대한 문제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존 법은 온라인 사업에 영향이 없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규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한 완화가 시급하다.
◇최용록(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법과 현실은 괴리감이 있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시점에 법이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엄청난 이득을 챙기는 기업이 있다. 또 규제 완화가 타 기업에는 오히려 규제가 될 수도 있다.
규제 완화는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 두 가지 요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규제 강화보다는 거래 촉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의 실패를 치유할 수 있는 정부의 조정 능력이 요구된다.
◇김석호(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보호과장)=‘신뢰성’ 문제가 중요하다. e비즈니스라는 것이 직접 만나는 것이 아니라 비대면상태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쪽의 신뢰 확보가 선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전한 시장질서 확보와 소비자 보호 등이 필요하다. 특히 e비즈업계에서는 자율적으로 불건전한 사업자를 솎아내어야 한다. 그러나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어느정도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또 e비즈니스 규제가 필요한 부분과 완화할 부분에 대한 정리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규제·지원·활성화 등이 별개로 추진될 것이 아니라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서로 보완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e비즈니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이해완=규제가 나름대로 필요하다. 하지만, 산업을 고려하고 또한 활성화 차원에서는 최대한 고민해서 나와야 한다. 부족한 규제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규제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라봉하(정통부 인터넷정책과장)=정부 규제가 과도하고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e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국민 편의라든지 국가경제적으로 볼 때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에서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그리고 자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된다. 거래의 안전성을 보호하는 인프라가 대표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법의 공백에 대한 문제점도 많은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요구된다.
◇사회=자율적 규제에 대해 좀더 논의할 필요가 있을 듯싶다.
◇정상조(서울대 법대 교수)=자율적 규제라는 것은 규제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규제를 민간이 자율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또 자율 규제로 규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e비즈니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타율적 규제가 비효율적이며 특히, 외국 디지털 콘텐츠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석호=e비즈니스라는 것은 공간적인 제약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적 문제에 대한 고려 속에 법,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사회=오늘 매우 광범위한 주제를 갖고 토론을 벌였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융합이 일어나고 다양한 채널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상시로 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한 기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주제발표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수 디지털 상품이 풍부하게 공급되어야 하고 동시에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손쉽게 디지털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그 경제적 인센티브로 저작권을 철저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보호가 부실하게 되면 국내 디지털 콘텐츠의 생산은 위축되고 외국 디지털 콘텐츠만 범람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저작권의 남용도 규제되어야 한다.
또 상품이나 서비스는 오프라인으로 제공되지만 그 계약이 인터넷으로 이루어지는 e비즈니스는 오프라인 거래에서의 규제를 그대로 받게 됨으로써 그 활성화에 제약을 받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오프라인으로 중고자동차의 매매를 알선할 때 전시장을 갖추어야 한다는 등의 규제가 있는데 중고자동차의 매매에 관한 e비즈니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의 규제를 오프라인 거래에만 한정하고 온라인에서 자동차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비즈니스를 선결해야 할 과제로 소비자 및 사생활 보호 등을 들 수 있다. 소비자보호의 경우 오프라인 거래에서나 e비즈니스에서나 똑같이 요구되는 문제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가 잘 보호되어야 e비즈니스도 활성화될 수 있다. 소비자보호에 있어서도 공정거래위원회나 소비자보호원에 의한 규제만이 전부는 아니고 사업자에 의한 자율적 규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정보 보호도 새로운 차원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 개인정보를 어떠한 범위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보호할 것인가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사생활 비밀의 보호로부터 출발한 문제이지만, e비즈니스에서의 개인정보의 보호 상당히 다른 측면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사생활의 비밀을 공개하지 않고 싶다고 하는 소극적 의미에서의 논의가 아니고, e비즈니스를 이용하거나 웹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되 개인정보 보유자가 허락한 용도 이외에는 무단이용되지 못하도록 통제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개인정보가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DB로 구축돼 다양한 상업적 가치를 갖게 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유자의 보호와 동시에 그러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사업자의 영업비밀로서의 보호도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다.
‘기술과 법’에 대한 협력도 중요하다.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법조인들도 기술과 시장의 현황을 모르면 관련 법의 합리적인 해석이나 법적용을 할 수 없다. 법조인과 기술전문가 그리고 정책입안자와 기업이 보다 긴밀히 협력해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sjjong@snu.ac.kr
많이 본 뉴스
-
1
기계연, '생산성 6.5배' 늘리는 600㎜ 대면적 반도체 패키징 기술 실용화
-
2
네이버멤버십 플러스 가입자, 넷플릭스 무료로 본다
-
3
KT 28일 인사·조직개편 유력…슬림화로 AI 시장대응속도 강화
-
4
삼성전자, 27일 사장단 인사...실적부진 DS부문 쇄신 전망
-
5
K조선 새 먹거리 '美 해군 MRO'
-
6
갤럭시S25 울트라, 제품 영상 유출?… “어떻게 생겼나”
-
7
GM, 美 전기차 판매 '쑥쑥'… '게임 체인저' 부상
-
8
삼성전자 사장 승진자는 누구?
-
9
美 캘리포니아 등 6개주, 내년부터 '전기차 판매 의무화'
-
10
한국은행 디지털화폐(CBDC) 결제 첫 공개…“앱 하나로 3초면 끝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