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무선망 개방 현실화

SK텔레콤 측과 인터넷포털사업자 간에 지루한 공방이 계속돼온 무선인터넷망 개방이 하반기에 현실화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SK텔레콤이 정보통신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자체 운영하는 유무선포털 네이트와 인터넷기업들이 운영하는 네이버·다음·야후 등이 무선인터넷망 개방 환경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 표준약관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내달 약관 초안을 내놓고 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동통신3사 간 협의를 통해 올 하반기 무선망 개방을 목표로 쟁점 사항을 하나씩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4년을 끌어 온 정부의 무선인터넷망 개방정책이 연내에 실효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정통부는 지난 4월 공청회를 통해 무선인터넷 개방에 앞서 네이트와 네이버·다음·야후 사이의 유효경쟁을 보장할 수 있는 서비수 표준약관을 신고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표준약관, 어떤 내용 담기나=SK텔레콤이 마련중인 표준약관은 동등한 위치에서 네이트와 외부 포털들이 공정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외부 포털사업자들이 정보이용료 측면에서 데이터 패킷 요금을 받는 이동통신 사업자의 무선 포털 서비스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외부사업자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무선 서비스 유효경쟁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청구수납과 과금대행, 콘텐츠 검증에 따른 망개방 수수료는 어쩔 수 없는 사안이긴 하지만 콜백 URL SMS 요금을 기존 SMS 요금과 같은 25원으로 통일하고 모바일 ASP 다운로드 서버 임대비용, 단말정보 조회 비용 등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SK텔레콤은 특히 VM(버추얼머신) 계열의 벨소리, 게임 등에만 국한됐던 무선 인터넷 서비스 범위도 최근에는 라이브벨, 라이브스크린 등으로 확대 적용했다. SK텔레콤 측은 “서비스 내용면에서 보자면 무선망 개방은 이미 시작된 거나 다름없다”며 “e스테이션 사이트 문제와 기타 쟁점들이 합의되면 유효경쟁 환경이 조성돼 올해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무선망 개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선포털 회계분리는 뜨거운 감자=정통부가 지난 4월 표준약관 마련 권고와 함께 적극적인 검토 의지를 밝힌 이통사의 무선포털 사업 회계 분리는 무선인터넷망 개방 일정과 무관하게 당분간 ‘뜨거운 감자’로 남을 전망이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표준약관이 신고되면 무선포털 사업은 별도의 부가통신 사업영역으로 분류돼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해 자연스럽게 회계가 분리된다”고 밝혔다. 즉 별도 부가역무 해석은 무선포털의 성격을 이동전화 부가서비스가 아닌 별도의 부가통신 역무로 해석해 제도상으로 이동통신서비스와 분리해 다루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무선망 개방의 핵심은 내부포털과 외부포털 간의 동등한 경쟁환경 조성”이라며 “내부포털의 회계 분리는 별개 사안”이라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이통사 무선포털 회계 분리를 두고 적잖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전망=일단 이통사와 정통부, 인터넷 포털 등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중심으로 표준이용약관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면 올해 하반기에는 무선인터넷망 개방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바일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통사가 결정하는 종속적인 구조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의장 박성찬)와 이통3사의 콘텐츠 심의기준 차이 △e스테이션 철회 후 스팸메시지 방지 대책 등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e스테이션 의무 경유 철회는 정통부가 강력한 의지를 밝힌 데 이어 SK텔레콤 측도 스팸메시지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만 마련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운로드 서비스 범위의 종속적인 구조와 콘텐츠 심의 기준은 향후 이통사와 인터넷 포털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게 될 전망이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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