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텔리젼트 M&A후 파장은?

넥슨의 엔텔리젼트 M&A가 만약 성공한다면 게임시장 M&A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자본력이 막강한 게임사가 다른 중소 개발사를 M&A한 경우는 많으나 플랫폼이 다른 메이저게임업체 간의 M&A로는 초유의 일인데다 넥슨과 엔텔리젼트 모두 한창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소위 ‘잘 나가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 M&A부띠크 관계자는 “만약 이번 딜이 성공한다면 과거 ‘한게임’과 ‘네이버’의 M&A 못지않은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바일 및 온라인게임 시장에는 메가톤급 핵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모바일업계 초강력 충격파

중소·벤처기업 위주로 형성돼온 모바일게임 시장은 넥슨과 엔텔리젼트 M&A가 이루어진다면 심리적 공황에 빠질 정도의 충격파를 던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당장에 컴투스가 주도해온 시장 구조가 빠르게 엔텔리젼트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엔텔리젼트는 올초에 아치소프트와 치즈케익을 인수, 10개 가까운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소프트뱅크와 LG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이란 초대형 펀딩에 성공하며 자금력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또다시 넥슨이란 수퍼공룡의 등에 올라탐으로써 부동의 선두권으로 치고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메이저 모바일게임업체 관계자는 “엔텔리젼트가 넥슨이란 우산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실력있는 군소 개발사를 계속 인수해 나간다면, 당분간 경쟁사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품 라인업 면에서도 ‘넥슨-엔텔리젼트’란 조합은 컴투스, 게임빌 등 다른 경쟁기업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다. 200만에 육박하는 초대박행진을 계속중인 ‘삼국지 무한대전’이 조만간 2편의 등장으로 바람을 이어갈 것이 분명하며, 무엇보다 초호화 진영의 넥슨 콘텐츠를 모바일버전으로 돌릴 경우 시장을 싹슬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넥슨의 MMORPG ‘메이플스토리’는 그래텍에 의해 모바일버전으로 출시돼 최단기 100만다운로드 돌파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전국민의 1명은 즐긴다는 국민게임 ‘카트라이더’가 엔텔리젼트를 통해 모바일로 출시된다면 상상하기 힘든 결과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넥슨의 막강 온라인게임군이 모바일 유저층인 10∼20대와 맞아떨어진다”면서 “넥슨과 엔텔리젼트의 강력한 맨파워, 개발력, 기획력을 등에 업은 게임을 등장시킨 다면 모바일 시장은 판도 변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업계 ‘덩치싸움’ 더욱 가속화할 듯

넥슨과 엔텔리젼트의 M&A 추진으로 모바일시장의 규모 경쟁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대량의 콘텐츠를 쏟아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고는 승산이 희박해진 것이다.

마치 ‘공장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초 엔텔리젼트가 소프트뱅크와 LG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을 유치해 개발사 2곳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질세라 컴투스는 100억원에 가까운 외자유치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며, IPO 재도전을 통해 최대한 자금을 끌어당긴다는 전략이다. 다른 메이저업체들도 우회등록(백도어리스팅), M&A, 외자유치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몸집 불리기를 적극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팽배하다. 무엇보다 철저한 자본의 논리에 의해 시장이 교란되고, 양질의 콘텐츠가 자본의 힘에 밀려 시장에서 조기에 밀려나는, 소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스튜디오 수준의 많은 영세 개발사들이 설땅을 잃고 도태되면서 모바일게임산업의 뿌리를 흔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모바일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이 아직 영세한 상황에서 자본만 유입된다고 시장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덩치를 키우는 기업들이 규모에 맞는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통해 시장 파이를 키우고 온라인 유저들을 모바일쪽으로 끌어들이는데 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온라인게임 시장에서도 넥슨-엔텔리젼트 M&A는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중반까지만해도 모바일 시장은 온라인게임업계의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시장 파이가 너무 작은데다 중소 업체들이 난립, 구미를 당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들어선 사정이 달라졌다. 하드웨어(게임폰) 사양이 높아져 기존 게임에 비해 수십, 수백배 큰 ‘메가바이트게임’ 구현이 가능해져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아진 데다 무선망개방, 네트워크게임 정액제 등 모바일 시장 환경 변화로 이젠 미래에 대한 투자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포털이나 이통사들이 미래 3D 모바일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위해 메이저급 온라인게임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같은 주변의 환경변화가 넥슨-엔텔리젼트 M&A로 귀결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넥슨이 모바일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함에 따라 모바일 시장 헤게모니 경쟁중인 CJ인터넷과 NHN은 새로운 변수에 직면하게 됐다. 사실 CJ인터넷의 경우 KTF와 손잡고 KTF의 3D모바일 전용채널인 ‘지팡’에 다양한 3D게임을 개발, 서비스하는 등 모바일게임을 새로운 미래 캐시카우로 육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NHN 역시 삼성전자와 제휴, 애니콜 게임전용폰의 3D게임 소싱을 전담하는가하면 무선망 개방을 앞두고 독자적인 무선포털을 준비하는등 모바일쪽에 발을 푹 들여놓은 상태다. 이 밖에 엔씨소프트, 한빛소프트 등 주요 메이저 온라인업체들도 모바일쪽에 직간접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따라서, 넥슨-엔텔리젼트 연합군의 상륙으로 온라인게임업계의 모바일시장 경쟁 구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 확실시된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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