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외딴섬으로 가는 까닭은

 이달 하순께 국내 IT업체의 공공담당 임원을 만날 계획이라면 미팅 스케줄을 당기거나 다음달로 늦추는 게 좋다. 이들은 오는 24일부터 덴마크령의 패로 제도(Faroe islands)에서 열리는 ‘제12회 세계위기관리학회(TIEMS) 연례 콘퍼런스’ 참가차 대거 출장길에 오르기 때문이다.

 먼저 LG엔시스에서는 박계현 사장이 직접 참가한다. KT는 임덕래 SI/NI사업단장(상무), 동부정보기술은 김중규 SI총괄 부사장을 각각 이번 행사에 보낸다. 윤석원 SK C&C 공공영업본부장(상무)과 송기영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공공영업본부장(전무)도 이번 출장길의 일행이다. 이 밖에 롯데정보통신 등 일부 SI업체에서도 공공담당 부장급 간부들이 참가한다.

 참가업체는 모두 최근 들어 공공 재해복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이다. SK C&C는 최근 부산지하철 3호선의 영상무선전송설비 구축사업을 수주했고, 한국썬도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 국내 최초로 재해복구 솔루션을 공급한다. KT는 SI/NI사업단을 새로 구성, 공공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동부 역시 김홍기 사장 부임 이후 ‘재난 프로젝트 분야’를 공략 제1순위로 꼽고 있을 정도다.

 이들이 TIEMS 행사에 참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난관리에 대한 국제 동향 파악과 국내외 관련 인사와의 교류 강화 차원으로 분석된다. 방재 분야는 IT나 SI 기술이 발달한 국내에서도 생소한 영역이고 전문가도 많지 않다.

 SI업계 관계자는 “국제 콘퍼런스를 통해 각종 자료나 정보 수집이 용이하고, 특히 각국 인사와의 교분을 자연스럽게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내년도 콘퍼런스의 한국 개최 홍보와 기조연설차 권욱 소방방재청장이 직접 참가한다. 또 방재청의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 프로젝트 총괄인 방기성 복구지원국장이 청장을 수행한다는 사실도 업계가 주목하는 점이다.

 오는 2009년까지 5년간 총 5373억원의 예산이 NDMS에 투입되며, TRS 사업에는 3354억원의 예산이 이미 책정돼 있는 등 방재청은 재난 관련 공공 프로젝트의 최대 발주기관이다. 따라서 이번 행사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북대서양 절해고도에서 펼쳐질 ‘막후 수주전’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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