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시장이 3D전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시장에도 본격적인 3D시대가 열리면서 모바일게임 사업 주체들의 3D시장 선점 경쟁이 전쟁을 방불케한다.
SKT·KTF 등 이통사들은 기존의 무선포털과는 별도로 3D 전용 게임포털을 구축, 시장을 주도하고 나섰으며, 게임 개발사들은 3D에 모든 리소스를 집중하는 상황이다. 호시탐탐 모바일 시장 진입을 노렸던 온라인업체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삐를 당기고 있다. 그야말로 3D가 아니고선 얘기가 안되는게 최근 모바일시장의 분위기다.
‘흑백TV→컬러TV.’
3D 시대의 개막은 단순히 그래픽이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넘어가는 기술적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마치 흑백TV시대를 종식하고 컬러TV시대를 연 80년대의 상황이 유추될 만큼 3D시대는 모바일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모바일게임 시장의 밸류체인 자체가 완전히 새롭게 그려질 것 같다”고 진단한다.
그도 그럴 것이 본격적인 3D 시대를 겨냥해 고성능 게임 전용폰이 속속 등장하면서 수 백 KB에 그쳤던 모바일게임의 ‘사이즈’가 수 십∼수 백MB로 발전하고 유선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한 웹투폰 서비스가 본격화됐다. 한낱 ‘장남감’에 비유됐던 모바일게임이 개념을 완전히 뒤바꿔 버린 것이다. 자연스럽게 PC나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모바일 쪽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지팡’(KTF) ‘GXG’(SKT) 등 3D시대에 맞는 새로운 모바일게임 서비스 채널이 전면에 부상했다.
# 선제 공격의 포문을 연 ‘KTF’
‘특명! 3D시장을 선점하라’ 현재 모바일 3D전쟁을 주도하는 곳은 이통사들, 정확히 업계 1, 2위인 SKT와 KTF다. 이동전화 가입자가 3500만명을 넘을 정도로 포화기로 접어들자 미래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원)’로 모바일 콘텐츠, 특히 킬러애플리케이션인 게임시장에 눈독을 들여온 이통사들이 전략적으로 3D시장 프로모션에 나선 것이다. 선제 공격에 나선 곳은 KTF. 만년 2위란 오명을 씻기라도 하듯 KTF는 치밀한 전략 아래 ‘GPANG’이란 전용포털과 함께 전용단말기(삼성 SCH-G1000)와 10MB급의 대용량 게임 11종을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미 지상파 방송 광고를 비롯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KTF측은 지팡과 3D게임사업의 프로모션을 통해 라이벌 SKT를 옥죄고, 나아가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만큼은 절대 강자로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KTF는 3D게임을 위주로 전용 콘텐츠를 매월 6∼7개 이상씩 추가해 연말까지 100여개를 확충하는 한편 전용 단말기를 삼성, LG, KTFT, 팬택 등을 통해 연말까지 6종까지 늘리고, 가입자도 최소한 50만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F는 특히 다음 달 말 께 지팡의 성격에 맞는 3D네트워크게임을 전격 론칭하고, 동시에 월 98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대의 네트워크게임 무제한 정액제를 도입해 다시한번 세몰이에 나설 방침이다. 이 회사 이재화팀장은 “3D 모바일게임이 성공하려면 온라인게임과 같은 네트워크 기반의 전용 게임과 정액제가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관련기업에 대한 모든 문호를 개방한 오픈마인드 정책으로 계속해서 이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반격 준비하는 ‘SKT’…눈치보는 ‘LGT’
KTF의 선공에 다소 당황해하고 있는 SKT의 반격도 조만간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게임 다운로드에 필요한 통화료를 아직 포기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시스템 한계상 게임의 데이터 용량 한계가 KTF에 크게 못미치는게 약점이지만, 업계 1위의 프리미엄과 강력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KTF의 기선을 제압해 간다는 전략이다. SKT는 특히 ‘GXG’란 3D 전용 포털 오픈과 동시에 1차 오픈한 16종의 대용량 게임에 이어 당장이라도 서비스가 가능한 73종의 관련 게임을 확보하며 ‘다양성’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또 삼성, LG, SK텔레텍, 모토롤라 등과 연계한 전용 단말기를 연말까지 8종을 출시하고 신규 전용폰 가입자를 100만명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아래 대대적 물량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게임)장르, 콘텐츠 수, 고객 인지도 등 여러면에서 KTF를 앞선다”면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TV광고를 비롯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착수하며 전세만회를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CP들에 대한 개발비 지원 등 협력체제를 더욱 공고히할 계획이다.
LGT는 KTF나 SKT에 비하면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 점유율 자체가 워낙 미미한 데다 단말기 주보급선인 LG전자의 게임폰 개발이 지연된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SKT와 KTF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실무를 맡고있는 정회영대리는 “현재 선발 두 회사의 동향을 주시하며 전략을 짜고 있다”면서 “일단 론칭 시점은 하반기로 예상되며, ‘뮤직온’과 같은 대규모로 갈지 단순한 서비스 추가로 할지 서비스의 수위가 조만간 결정될 것 같다”고 전했다.
# 3D전쟁의 배경과 변수는
이통3사가 3D게임 시장을 놓고 다시한번 불꽂접전을 예고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다. 모바일게임이 대표적인 모바일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음에도 시장 정체기미가 역력하다. 유저들이 PC, 콘솔, 온라인의 고퀄리티 게임에 워낙 익숙해 로열티가 낮고 신규 유저 증가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필요했고, 대안이 다름아닌 게임폰과 이에맞는 대용량 3D게임이라는 얘기. 다시말해 모바일게임 시장파이를 키우기 위해선 고퀄리티의 게임 서비스를 통한 소위 온라인 유저들을 모바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DMD’ ‘와이파이’ 등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와 PSP·DS 등 차세대 휴대형 게임기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기존의 모바일 서비스로는 고성능 시스템으로 무장한 새로운 플랫폼과 경쟁 자체가 안돼 그나마 있는 시장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는 것. 무선망 전면 개방과도 결코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무선망이 전면 개방됨에 따라 유선인터넷 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업체가 등장하는 것에 대비해 진입장벽을 더 높일 필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유야 어찌됐던 3D는 이미 모바일 시장의 대세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장 형성까지 여전히 변수는 많다. 우선 전용 단말기 보급이 열쇠다. MP3폰, 디카폰, 캠코더폰, DMD폰, PDA폰 등 고기능 휴대폰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게임 전용폰이 1차 관문인 ‘밀리언 셀러’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수급도 변수다.
현 상황에선 온라인게임업체들에겐 모바일이 아직 돈이 안되고, 모바일 전문CP들에겐 최소한 1∼2억원에 달하는 개발비가 부담스럽다. 다운로드 비용도 문제. 질적으로 다른 게임이라곤 하나 기존엔 1500원∼2000원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5000원 전후의 가격은 저항을 가져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변수를 감안할 때 대용량 3D게임이 당장에 제자리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3D시대는 머지않아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을 다시한번 격변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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