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0여년 전, 당시 클린턴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적이 있다. 그 때 한 기자가 대통령에게 긴급 질문을 했다. 미국 상원에서 카지노의 부작용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갬블에 빠져 사회적으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대통령의 견해를 말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갬블에 빠진 사람들은 카지노가 아니라도 어떤 형태든 갬블에 빠졌을 것이다. 그들이 카지노에서 실패한 것은 스스로가 자신을 다스리지 못했기 때문이지 카지노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더욱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와 호텔들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다”라며 자신의 뜻을 밝혔다.
이처럼 대통령까지 인정하는 합법적인 갬블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과연 언제부터 갬블의 메카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일까.
라스베이거스가 도시로서 출발한 것이 1905년이며 이 때에 처음으로 철도와 역, 그리고 허름한 호텔이 생기기 시작했다. 1931년에 갬블이 합법화되고 33년에는 금주법이 없어진다. 초기의 라스베이거스는 법적으로만 갬블이 합법화됐을 뿐, 전혀 위용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다가 1946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시파 보스 벅시 시걸(본명 : 벤자밍 시걸, 벅시는 별명)이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6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플라밍고 호텔을 세웠다. 플라밍고 호텔은 오픈 행사 때부터 유명인사에게 전용기를 보내 초청하는 등 엄청난 투자를 했으나 초기 경영에 실패하며 어려운 길로 들어서게 된다.
현재 세계 최고의 호텔 중 하나로 인정받는 벨라지오를 비롯, 베네시안, 미라지, 트레져 아일랜드, 엠지엠 등 수많은 매머드 호텔이 위용을 뽐내고 있지만 약 60년 전에는 라스베이거스의 설계사라는 닉네임을 지닌 벅시 시걸에 의해 세워진 플라밍고 호텔이 ‘사막위의 불야성’ 라스베이거스 시대를 연 최초의 마천루 호텔이다.
초기 불황을 딛고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던 라스베이거스에 큰 위기가 닥친 해가 1978년이다. 바로 미국 동부 애틀랜틱 시티에 카지노 타운이 들어서면서 경쟁관계가 시작됐다. 이 때문에 1980년대 중반에는 시 전체가 파산 선고를 해야 할 정도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때 ‘갬블과 환락’이라는 당시까지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가족 레저, 비지니스이벤트 타운으로의 대개혁에 착수한다.
이러한 시도는 멋지게 적중했고 70여개의 초대형 호텔과 카지노가 들어선 상주인구 120만명의 ‘세계 최대의 레저, 이벤트 타운’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다. 갬블러만이 은밀하게 찾는 음지의 도시가 아니라 여러 전시회, 쇼비지니스, 스포츠 경기 등을 관람하려는 비즈니스맨과 관광객들이 북적대는 양지의 도시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2003년 미국 갬블링협회 보고에 의하면 갬블을 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는 사람은 전체 방문객의 4%에 지나지 않고, 여러 가지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방문하는 순수 관광, 또는 비지니스맨의 방문이 79%를 넘었다. 라스베이거스는 갬블과 환락의 도시가 아닌 세계 최고 수준의 레저와 이벤트가 함께 있는 밝고 화려한 도시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펀넷고문 leepro@7po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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