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두 가지 인재(人災)

 일본은 요즘 아마가사키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1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망자와 450여명에 이르는 부상자를 낳은 참극에 일본 열도는 경악했다.

 비행기의 블랙박스 격인 열차의 모니터 제어장치 해독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전수칙을 어긴 기관사의 과속 등 인재(人災)의 흔적이 여기저기에서 발견되고 있다.

 일본 IT 업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터졌다. 일본 백신 시장 1위 업체인 트렌드마이크로가 잘못 만든 업데이트 파일을 인터넷상에 뿌려 이를 설치한 652개 공공기관 및 기업의 컴퓨터가 먹통이 됐다. 잘못 만들어진 업데이트 파일은 컴퓨터의 CPU 사용을 100%로 올려 다른 작업이 불가능하도록 만들고 결국 컴퓨터를 다운시켰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경제산업성 차관이 사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하고, 에바 첸 트렌드마이크로 CEO가 급히 일본으로 가 사과할 정도로 이번 사건은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바이러스로부터 컴퓨터를 지켜야 하는 백신 업체가 도리어 컴퓨터를 망가뜨렸으니 사용자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트렌드마이크로 측은 업데이트 파일을 배포하기 전에 철저히 테스트하지 못해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100여명의 아까운 생명을 앗아간 열차 사고도, 수많은 컴퓨터를 마비시켜 큰 피해를 준 트렌드마이크로 사건도 모두 인재다.

 특히 열차 사고는 보상과 사후 대책이 구체적으로 마련되고 있지만 트렌드마이크로 사건은 피해 보상은 고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 역시 추상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는 2년 전에 사상 초유의 인터넷 대란을 겪은 바 있다. 이번 트렌드마이크로 사건을 통해 우리는 인터넷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재 시스템과 이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돌아보는 타산지석의 지혜가 필요하다.

도쿄(일본) =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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