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낼 것이냐, 손떼고 기다릴 것이냐”
MCI의 인수가 상향 조정 압박에 직면한 버라이즌이 두 갈래 길을 앞에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버라이즌은 MCI 이사회가 97억4000만달러(주당 30달러)인 퀘스트의 인수 제안을 지난주말 수용함에 따라 인수가격 78억달러(주당 23.10달러)보다 더 높게 가격을 써내든 지 아니면 인수를 포기하든 지 둘중의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 2월 이후 버라이즌보다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한 퀘스트의 요구를 세 차례나 뿌리쳤던 MCI 이사회의 태도가 바뀐 것은 낮은 인수가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버라이즌는 MCI를 순조롭게 인수하려면 얼마라도 인수가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AP 등 외신들은 버라이즌이 MCI의 분기실적 보고서와 주주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인수조건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얼마나 높이느냐는 것이다. 조금 올리면 MCI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힘들며, 퀘스트에 비해 재무구조가 매우 안정적인데 퀘스트처럼 무리할 이유도 전혀 없다.
더욱이 버라이즌은 MCI의 대주주였던 멕시코 부호 카를로스 슬림의 주식을 인수한 가격인 주당 25.72 달러 이상으로 높이기 힘들다. 따라서 버라이즌이 인수가격을 대폭 높인다 해도 84억 달러 미만일 것으로 관측됐다.
아예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퀘스트가 MCI를 인수하면 두 회사 모두 부실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중에 MCI는 물론 퀘스트까지 한꺼번에 인수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버라이즌은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한 미국 최대 지역전화사업자이지만, 퀘스트는 고작 70억 달러 가치의 4위 업체에 불과하다. 이러한 퀘스트가 MCI를 97억 달러 넘게 주고 인수하면 부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산업 분석가인 벤 실버맨은 AP와의 회견에서 “버라이즌은 약체인 퀘스트와 MCI가 합병으로 녹초가 되기를 바란다”라면서 “몇년안에 버라이즌은 퀘스트―MCI 합병사를 더 싼 값에 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시나리오가 그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버라이즌은 ‘인수 포기’라는 극약 처방을 쉽게 꺼낼 수도 없다.
외신들은 버라이즌이 MCI의 결산보고서와 주주들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인수 제안가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MCI 이사회는 버라이즌에 이번주까지 수정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으며 늦어도 다음달 3일까지 확답이 없으면 퀘스트로 바꾸겠다고 통보했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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