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소비 다시 찬바람­

연초 살아나는 듯 했던 미국 IT 소비에 다시 빨간불이 켜져, 한국과 중국 등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식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개인의 파산 신청을 까다롭게 한 새 파산법의 등장, 소비자물가 상승,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과 금리 인상 등으로 미국 소비시장이 잔뜩 위축될 전망이다. 특히 소비의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IT제품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거주 지역 평균 소득 이상자로 5년에 걸쳐 6000달러(한달에 100달러) 이상을 지불할 수 있을 때 개인파산을 하지 못하도록 한 새 파산법에 서명했다.

AP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개인파산 신청자는 연평균 160만명 안팎인데 새 파산법을 적용하면 최대 20만명 정도는 부채를 갚아야 한다.

인플레이션 움직임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유가 인상, 주택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높은 0.6% 상승했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여러 지역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시인했다.

월가는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음달 3일 정례회의에서 연방기금(FF) 금리가 또다시 0.25% 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와 금리가 불안정한 데다 기업 1분기 실적도 대체로 부진해 지난주말 미 다우지수 1만100선이 붕괴되면서 이후 사흘동안 420포인트나 떨어졌다. 여기에 통신기업을 중시으로 올들어 대규모 기업 합병이 잇따라 하반기 정리 해고와 고용불안을 예고했다.

아무래도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미국 소비자들이 불요불급한 IT제품 구입부터 줄여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IT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제조업체들로선 미국 소비 동향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대안 시장 마련 등의 대책이 필요해졌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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