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건물 유리창을 닦는 초보자나 아르바이트생은 하루에 5만∼8만원 정도를 번다. 숙련공의 일당은 15만∼20만원이다. 튼튼하게 지은 고층 건물이 100년쯤 버틴다고 볼 때, 이 직업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멀지 않아 나노기술(NT)에 자리를 내 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나노기술로 유리창을 닦는다고?
우선 연꽃 잎 위에 물방울을 떨어뜨려 보자. 주르륵 흘러내린다.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수많은 미세 솜털들이 물방울을 떠받치고 있다. 이 솜털들이 물을 빨아들이지 않는 성질, 즉 소수성(疏水性)을 갖게 해준다. 이른바 ‘연꽃효과’다. 과학자들은 연꽃효과를 모방, 소수성이 있는 나노소재를 만들어 고층 건물 유리창에 덮어씌우려 한다. 유리창에 붙은 먼지를 빗물로 자연스럽게 씻어 내리게 하자는 것.
그런데 먼지 중에는 물과 친한 성질(친수성)을 가진 것만 있는 게 아니다. 하루살이, 모기 등이 유리창에 부딪혀 죽거나 배설물을 남긴다. 바로 유기물질(有機物質)이다. 친수성(親水性) 먼지는 빗물에 쉽게 씻겨 내려가지만, 유기물질은 오랫동안 유리창에 남아 있다.
연꽃효과만을 모방한 나노 소재만으로는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자들의 연구의지가 꺾인 것은 아니다. 티타늄과 산소의 화합물(TiO2)인 티타니아(titania)를 나노촉매로 만들어 유리창에 함께 입히면 된다. 티타니아 나노촉매는 유기물질을 광(光) 분해한다. 이 촉매는 햇빛(자외선)을 받으면 유리창에 붙은 유기물질을 질소, 이산화탄소 등으로 분해해 공기 중으로 날려버린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제갈종건 박사팀은 이 같은 티타니아 나노촉매의 특성에 주목, 유기오염물질을 광 분해하는 차세대 폐수처리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인간이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세계를 들여다보게 되면서 예전엔 몰랐던 자연현상을 모방하고, 미세분자들을 삶에 유용한 형태로 다시 짜맞추기 시작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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