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구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원장 홍상복 http://www.rist.re.kr)은 철강 위주인 민간연구기관에서 탈피해 실용화 기술의 세계적 전문연구기관으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 용틀임을 하고 있다.
지난 3일로 창립 18주년을 맞은 RIST는 지금까지 개발한 실용화 기술의 이전사업 강화와 함께 철강 분야 연구 일변도에서 탈피해 국가와 산업체의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탁하는 기술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RIST의 기술개발 현장 활용률은 92%에 달해 실용화 기술 전문연구기관이란 말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국내 대부분의 연구소가 개발 기술의 40%를 사장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또 지난해 9월 국내 연구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6시그마를 연구개발(R&D)에 접목, 기술의 현장 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1987년 포스코의 100% 출자로 설립된 RIST는 그 동안 철강과 소재, 자동화 및 환경에너지 등 종합적인 연구분야에서 총 7200건의 연구과제를 수행, 7000건의 산업재산권을 출원했다. 또 현재 해외 17개 연구기관을 포함해 40여개 국내외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조직은 현재 △부품·신소재연구센터 △설비자동화연구센터 △환경에너지연구센터 △강구조연구소(경기도 화성) 등 4개로 구성돼 있으며, 그 외 △신뢰성 평가센터 △용접센터 △기술이전센터 △창업보육센터 등 4개의 전문연구센터가 있다.
이 밖에 과기부가 주관하는 국가지정연구실인 용사코팅연구실과 탄소재료연구실, 강교량연구실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 연구조직에는 박사급 연구원 115명을 포함한 총 336명의 연구인력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주요 연구분야 가운데 부품신소재 실용화 분야는 RIST가 향후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집중 투자할 분야다. 부품신소재연구센터는 현재 신재생에너지 기술인 고온형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금속분리판을 비롯한 핵심 구성기술의 실용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 센터는 그외 재료의 성능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십 나노미터에서 수 미크론에 이르는 박막코팅기술 △플라즈마 표면개질기술 △금속과 세라믹을 고온에서 용융·분사하는 용사코팅기술 등 첨단표면처리공정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환경에너지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환경에너지연구센터는 다이옥신을 비롯한 오염물질 처리와 미세분진의 집진기술, 폐수의 고도처리 및 재이용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 환경분야에서 입자 및 가스상태 오염물질의 저감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의 분석이나 분해를 위한 대기질 관리기술, 지하수 및 토양의 복원기술을 집중 개발중이다.
또 첨단산업설비 및 무인자동화기술 개발이 한창인 설비자동화연구센터는 △각종 물류장비의 무인자동화시스템 △웹 모바일 기술을 응용한 무인계측 및 인식시스템 △로봇응용기술을 이용한 원격설비진단시스템 등 무인자동화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연구센터는 현재 자동화설비 수요가 많은 울산지역 산업체에 근접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협력을 추진중이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강구조연구소는 그 동안 소음성능이 우수한 환경친화형 아파트와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모듈러 건축기술을 개발, 상용화했으며 현재 파형 강관, 군사용 방호시설물, 스틸하우스 시스템 개발이 한창이다.
◇주요 추진 사업=RIST는 그 동안의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공인 시험기관으로 지정받아 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시험분석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한국교정시험인정기구가 국내 120개 공인시험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능력평가시험에서 최우수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선정됐다.
또 민간연구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산자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품소재통합연구단에 참여해 부품소재관련업체에 대한 기술지원과 인력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간연구소로는 처음으로 △다이옥신 측정 및 분석 △폐기물 소각로 성능검사 △실내공기 질 측정 △폐플라스틱 고형연료품질 규격시험기관으로 각각 선정돼 국내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활발한 시험분석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말에는 과기부가 시행하는 공공기술이전 컨소시엄 사업의 영남지역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포항공대와 동아대 등 영남지역 주요 대학과 연구소, 지자체 등 26개 기관이 공동으로 기술 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외 중기청이 지정한 창업보육센터는 현재 부품·소재와 환경관련 8개 알짜 벤처기업을 보육하고 있으며, 포항과 울산, 영천, 경주 등의 지자체와 상공회의소 등과 공동으로 중소기업 기술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다.
RIST는 또 연구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연구기관으로서는 최초로 지난해 9월 6시그마 기법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연구소는 6시그마의 시범운용이 연구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판단, 올해는 3월부터 6시그마 대상 연구과제를 26개로 확대해 운용하고 있다.
포항=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etnews.co.kr
◆주요 연구성과
국내 최고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RIST는 지난해 총 754억원의 신규 연구과제를 수탁했으며 이 가운데 60%(445억원)는 포스코 과제를, 33%(251억원)는 정부과제를 수행했다.
연구분야별로는 부품·신소재 실용화 분야가 246억원(35%)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환경·에너지 분야 171억원(25%), 철강신수요창출 분야 119억원(17%), 산업설비·자동화분야 114억원(1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가 자체연구소에서 철강관련 연구를 직접 수행하게 되면서 포스코의 과제신청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RIST의 연구투자효율은 2.2배에 달한다. 연구비 1억원을 투자하면 3년 내 2억2000만원의 투자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동안 수행해온 연구실적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연구성과로는 △모듈러 건축구조시스템 개발 △나노 분말 대량생산기술 개발 △고효율 알루미늄 용해로 개발 △바닷물 전기분해법을 이용한 적조제거기술 △제강슬래그 재활용 기술 △축열식 연소시스템 개발 등이 꼽힌다.
이 중 지난해 건교부로부터 건축 신기술로 지정받은 모듈러 건축구조시스템은 각각의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는 조립작업만으로 건축물을 완성할 수 있는 공업화 건축시스템이다. 지난 1월에는 이 공법을 서울 대조초등학교에 적용했으며 6월 말에는 국방부 이동식 군막사에 적용해 시공할 계획이다.
또 플라즈마를 이용한 나노 분말 대량생산기술은 플라즈마 속에 마이크로 크기의 분말을 공급, 나노 크기의 분말을 제조하는 공정으로 고체상태의 분말뿐만 아니라 액체나 기체상태의 원료를 이용해 합금분말과 산화물 등 다양한 나노입자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개발장치를 활용해 연료전지와 IT, PDP용 형광체분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나노 분말 제조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RIST는 또 그동안 설계와 제작을 대부분 해외에 의존해 온 고효율 알루미늄 용해로를 국산화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용해로에 비해 에너지를 30% 정도 절감하면서 용해효율은 1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RIST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얻어진 알칼리수를 통해 적조의 원인 물질인 적조생물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에너지의 순환을 억제해 축열상태로 연소시키는 시스템도 개발, 가열로가 있는 산업체에 적용했다.
포항=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RIST 홍상복 원장
“기업은 가능하지만 정부 및 산업체의 과제수탁을 받는 연구기관으로서 6시그마 기법을 도입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지난해 12개 과제에 6시그마를 도입해 체계적인 연구개발(R&D)방법을 도출하고 연구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홍상복 RIST 원장(61)은 “독립적인 연구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6시그마를 도입해 현재 수탁고객의 니즈를 분석해 자원의 효과적인 배분은 물론이고 연구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다양한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1987년 설립 당시 주로 포스코가 요구하는 철강분야 기술개발에 집중해 왔지만 지난 10년 전부터 자동화설비와 부품소재, 환경에너지, 강구조 등 일반 산업체가 요구하는 실용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연구방향을 선회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연구에 필요한 재정의 60% 정도를 포스코에서 출자하고 있고 나머지 40%는 정부 및 산업체 수탁과제로 구성돼 있습니다. 앞으로는 정부 및 산업체 과제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고객에게 신뢰성 있는 연구결과를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연구 체질을 개선해 가고 있습니다.”
홍 원장은 “이를 위해 현재 RIST가 개발한 다양한 기술을 산업체로 옮겨심는 기술판매 및 이전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협조를 얻어 산업화가 가능한 기술을 중심으로 직접 수입창출이 가능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전국 어디서나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 개발된 기술을 이전하는 기동성을 갖춰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최근 자동차 산업도시인 울산시와는 RIST가 보유한 설비자동화분야 기술을 해당 지역 산업체에 이전하기 위해 분원 설치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국내 산업체에 필요한 실용화 연구성과가 엄청나게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비영리 독립법인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지원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미 개발된 기술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마련돼야 연구소 독자 생존은 물론이고 사장위기 기술의 산업체 활용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홍 원장은 “정부가 비영리 민간연구소의 수익사업 허용과 아울러 정부출연연구소와 같이 연구역량이 있는 민간연구소에도 R&D 육성자금을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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