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R&D시대가 열린다]대전·충청권-ETRI 임베디드 SW연구단

우리나라 기술진이 개발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기술이 세계 시장에 수출되면서 국내 임베디드 SW 산업의 활성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가장 각광받고 있는 임베디드 SW기술을 주도하는 대표적 R&D센터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임베디드 SW연구단(단장 김흥남)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연구단은 △임베디드 운용체계(OS)연구팀 △편재(ubiquitous)형 컴퓨팅 미드웨어 연구팀 △실시간 멀티미디어 연구팀 △임베디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연구팀 △SW 개발도구 연구팀 △로봇·텔레매틱스 SW 플랫폼 연구팀 △무선 인터넷 플랫폼 연구팀 △SW 공학연구팀 등 8개 팀을 주축으로 상용화 제품과 서비스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 연구단이 지난달 정보통신부 선도기반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임베디드 SW 개발 솔루션인 ‘큐플러스/에스토(Q plus/Esto)’는 한국의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데 일조했다. 미국 업체와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미국의 지불 결제 단말기 세계 1위 업체인 베리폰에 수출하는 개가를 올린 것이다.

 큐플러스/에스토의 미국 진출로 그동안 국산 제품을 외면해 온 우리 기업들에 신뢰성을 높이게 되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 임베디드 SW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기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 제품의 특징은 휴대폰과 디지털 TV 등 타깃시스템의 CPU, 메모리 크기 등을 고려해 최적의 임베디드 기본 SW를 1시간 이내에 쉽고 빠르게 설치해 준다.

 또 OS 및 그래픽 라이브러리 등 기본 소프트웨어 위에 탑재되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소스 프로그램 작성 기능을 갖췄으며, 타깃 시스템의 메모리와 CPU·프로세스 상태 등을 감시하는 원격 모니터링 기능도 갖추고 있다.

 리눅스·윈도 개발자 등이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버튼 하나로 다운로드 등이 가능한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국산 임베디드 SW 개발 솔루션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그동안 국내 대다수 기업이 외국 기업체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급하며 외산 임베디드 SW를 디지털 가전 제품에 탑재해 온 사실에 비춰볼 때 이번 수출 성과가 주는 의미는 자못 크다.

 비록 첫 수출 규모가 2만달러에 불과하지만 올 연말까지 수출물량은 총 100만달러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만간 선보일 나노 임베디드 SW 플랫폼인 ‘나노큐플러스’(Nano-Qplus)도 벌써부터 산업계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나노 큐플러스는 OS의 크기가 10kB로 아주 작으면서 저전력의 무선 통신과 센싱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국방·물류·환경·방재 관련 산업에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ETRI는 최근 국내 대기업은 물론이고 국제 공동 연구를 위한 움직임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국제 공동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세계 최대의 칩 메이커인 인텔과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의 홈서버, 게임 및 가정내 스트리밍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는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큐플러스/에스토를 삼성전자의 보드에 기본 SW로 탑재해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중에 있다.

 그런가 하면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개발을 위해 지인정보, 보라테크 등 국내 중소기업과도 협력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ETRI가 스마트폰 기반 플랫폼 기술 개발을 맡았고, 업체에서는 하드웨어 제작 및 응용 기술 개발을 맡아 일류 상품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인 표준화 활동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ETRI는 지난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정보가전용 임베디드 리눅스 국제단체인 소비자 가전 리눅스 포럼(CELF) 총회에 임베디드 리눅스 개발도구인 ‘큐플러스 타깃 빌더’를 출품하고, CELF의 표준 설정도구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표준화 활동에 나섰다.

 ETRI는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CELF의 8개 워킹 그룹에 모두 참여하는 한편, 모바일폰 프로파일 워킹 그룹 활동을 통해 스마트폰용 플랫폼의 표준화를 이끌어내는 등 표준화 활동을 주도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인터뷰-김흥남 ETRI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연구단장

“곧 포스트PC 시대가 도래합니다. 이러한 포스트PC 시대를 맞아 핵심 기술로 불리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임베디드 SW 연구단장(49)은 “앞으로 임베디드SW 산업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세계 IT 산업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임베디드SW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메인프레임 시대에 IBM이 세계 1위의 기업으로 등극했지만, 80년대 PC 시대로 전환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고의 IT 기업으로 떠올랐듯 “포스트PC 시대에도 새로운 강자의 출현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하드웨어(HW) 경쟁력에 SW 경쟁력을 잘 접목한다면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맞아 충분히 명실상부한 세계 IT 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임베디드SW 개발 표준형 솔루션인 큐플러스를 비롯해 마이크로 큐플러스, 나노 큐플러스 등 3개 기술을 주력으로 개발하되 기기 간 연동 기술도 집중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추진중인 임베디드SW 개발 사업은 국내 대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등 산·학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 단장은 삼성과 LG 등 국내 유명 기업들이 관련 과제에 공동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연구개발(R&D) 성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 가운데는 지난 2000년부터 건국대 IT 리서치연구센터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선문대는 지난해부터 임베디드SW에 특화된 IT 리서치센터를 설립해 ETRI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ETRI는 이 두 대학에 R&D 결과물을 교육·연구용으로 제공, 관련 산업의 파급 효과를 높여 나가고 있다.

 “국내 임베디드SW 산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기업이 우리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김 단장은 “우리 기술이 결코 외산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선입관에 의해 외산 제품만을 고집한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국산 제품을 만든 후에는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고 여기에서 나온 수익금을 재투자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악순환이 계속되고 이로 인해 국내 관련 기술 개발 속도까지 늦어지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다행히 큐플러스 에스토의 미국 수출 소식 이후 국내 기업들이 많은 관심과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열기가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김 단장은 “현재 정부에서도 공개 소스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임베디드SW 기술 개발을 독려하고 있는만큼 국산 임베디드SW 플랫폼 확산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응용기술로 고부가 창출

 ETRI에서는 임베디드 SW 표준 플랫폼 기술 개발 사업 등 4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임베디드 SW를 기반으로 한 스마타운(SmarTown) 솔루션 기술 개발 사업은 5개년 사업(2004∼2008년)으로 진행되고 있다.

 차세대 성장 동력을 지원하는 임베디드 운용체계 기술을 비롯해 오픈 인터넷 접속을 위한 웹브라우저, 통합 엔터테인먼트 영상음향(AV) 서비스 프레임워크 등 다양한 솔루션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의 고화질 미디어 엔진 기술은 이미 올해 EBS 인터넷 수능 강의 시범 사업에 적용되고 있다.

 오는 2007년 1월 개발완료 예정인 휴대 단말기용 무선 네트워킹 연동 지원 SW 플랫폼 기술개발작업도 한창 진행중이다.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이 기술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휴대인터넷(WiBro)망 간 서비스 연동 지원을 위한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의 SW 플랫폼으로, 향후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핵심 요소 기술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시작된 단말 SW 플랫폼 및 정보 관리 기술 개발 사업은 텔레매틱스 단말기상에서 다양한 정보기기와 연동되면서 단말용 콘텐츠 개발에 필요한 SW 플랫폼과 정보관리 등 응용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완료시 정보통신 및 자동차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텔레매틱스 서비스 산업 확산에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7년 1월 완료 예정인 지능형 서비스 로봇용 임베디드 SW 플랫폼 및 미들웨어 개발 사업은 아직 초보 단계에 머물고 있는 국내 지능형 로봇 산업을 세계 시장으로 확대할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ETRI는 디지털 홈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가전 기기와 연동하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용 임베디드 SW 플랫폼과 다양한 응용 SW를 개발해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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