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IT시장에서 휴대폰, 디지털TV, 각종 모바일 정보기기의 수요가 급신장하고 있다. 인터넷, e메일 이용 등이 일반화되면서 ADSL 등 브로드밴드 시장은 이미 정착기에 들어섰다. 유럽시장은 특히 ‘제2의 중국시장’이라 불리는 동구권의 급속한 경제 발전이 시장 전체를 견인하면서 오는 2010년까지 사상 유례없는 IT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디지털 융합시대가 본격 도래한 유럽 시장이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성향과 개인별 취향이 워낙 다양해 시장 공략이 결코 만만치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럽은 디지털 붐=지금까지 유럽은 아시아, 북미 등에 비해 IT화가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부터 명함에 e메일 주소와 기업의 도메인 주소를 써넣는 것이 유행이 됐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휴대폰을 통한 무선 인터넷 접속, 카내비게이션, 전용 단말기용 음악 전송 등 모바일 정보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디지털TV가 급속도로 보급돼 오는 2007년이면 전세계 보급 대수의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DSL의 경우 서유럽 보급률이 지난해 23%에서 오는 2008년에는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만만치 않은 시장 환경=그러나 이같은 디지털 붐에도 불구하고 유럽시장을 공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럽연합(EU)으로의 통합과 인터넷 보급 등으로 하나의 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는 유럽시장은 각 국별로 생활 수준의 격차가 크고 소비자의 구매 행동도 물가가 싼 나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생산공장 등 산업거점의 이전도 활발하지 않아 ‘비즈니스 하기 정말 어려운 권역’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서구권은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어 점유율 확보가 관건이며 동구권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고성장 추세여서 신규 수요 창출이 중요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IT와 AV의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맞는 유럽시장에선 예컨대 현재의 TV 방송 등도 고려한 세밀한 제품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2의 중국, 동구권 시장 폭발=대만 PC업계는 최근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서유럽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에이서, 기가바이트 등이 자사 브랜드의 노트북 PC를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동구권 시장은 ‘중국과 거의 흡사하다’는 것.
정치적으로 안정을 찾은 동구권 국가들의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중국 못지 않는 IT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권내 브로드밴드 보급률은 비록 속도가 늦지만 올해부터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PC사용자가 기업·전문가·마니어 중심이었지만 일반 보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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