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체, 日에 비해 달러 약세에 취약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일 전자기업의 순이익의 환율 변화에 대한 탄력도

달러환율이 1% 변동할 때 일본기업의 순이익은 평균 17.3% 변화한 반면 국내 기업은 58.3%나 변화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우리기업이 달러환율변화에 지나치게 취약한 순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이 17일 ‘전자기업 원화절상의 벽을 넘어라’라는 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LG필립스LCD·소니·마쓰시타 등 한·일 양국의 대표적인 전자업체 12개사를 선별해 환율 변동에 대한 수익성 변화(1994∼2003년)를 분석한 결과 국내 기업의 탄력도 평균은 일본(17.3)에 비해 3.4배 큰 58.3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조사대상이 국내 전자산업의 간판기업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박재범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탄력도는 연도별 기업 순이익의 변화율을 환율의 변화율로 나눈 값으로 탄력도가 클수록 환율변동에 대해 수익이 민감하게 변화함을 의미한다”며 “국내 전자기업의 탄력도가 전반적으로 일본기업보다 높게 나타났고 변동도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환위기와 IT거품붕괴 충격이 있었던 1999년과 2002년에는 국내 업체의 경우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진 순수익이 급격하게 회복되면서 탄력도가 95.1과 340.7까지 증가했다.

또한, 최근 5년 동안 일본 기업의 탄력도 평균은 10년치 평균에 비해 낮은 16.6인데 반해 국내 기업들의 평균은 오히려 89.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환율변동에 대한 한·일 전자산업 수익성의 탄력도에 차이가 나는 요인으로 △국내 전자기업의 수출 의존도와 달려 결제 비중 과다 △품질·브랜드파워·디자인·기술 부문의 열세 △환관리시스템 취약 등을 꼽았다.

박 선임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환율 변동성과 원화 절상 현상이 심화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인 쥐어짜기식 비용 절감에서 벗어나 생산처의 다변화와 새로운 생산체제 도입 등 보다 근본적인 비용절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환율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효율적으로 환관리를 수행하는 환관리 시스템과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한편 부품수입이나 기술사용료 등의 수입대금은 달러화 결제 비율을 높여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때 입게 되는 손실을 대금 결제에서 상쇄시키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