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과 벤처포럼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신벤처정책의 성공을 위한 효율적인 지원방안’이란 주제로 제44회 벤처포럼을 개최했다. 정부의 ‘제 2 벤처 붐’ 의지에 맞춰 신벤처정책의 효율적 실행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포럼에는 최준영 중기특위 정책조정실장을 비롯, 곽성신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장, 배종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정선인 인터베스트 사장 등이 연사로 참석해 주제발표를 했다. 오해석 벤처포럼 회장은 ‘우수한 품질의 벤처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주장했고 최준영실장은 이전에 벤처 붐이 쉽게 꺼진 대표적인 이유로 ‘기술평가 능력 부족’을 지적하며 우수한 벤처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지원을 약속했다. 또 곽성신 본부장은 최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예로 들며 코스닥시장을 투자자들이 원하는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오해석 벤처포럼 회장(경원대 부총장):신벤처정책 성공을 위해
정부가 벤처육성에 ‘올인’ 채비다. 이 시점에서 정부의 벤처정책을 냉정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 정부가 벤처정책에서 실패한 원인은 퍼주기 식 정책에 있었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러한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질적인 지원방식으로 바뀌어야 하고 경쟁력 있는 벤처만 살아남는 품질 우선이 벤처업계 자신이나 정부가 반드시 지녀야 할 철학이 되어야 한다.
이제 국내시장에는 한계에 왔다. 많은 벤처들이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벤처들이 있고, 정부의 지원은 이러한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은 튼튼한 벤처들을 세계시장으로 진출시키는 데 맞추어져야 한다고 본다. 좁은 내수시장에서 저가경쟁을 하다가 모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과오를 또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 건실한 기업을 키워서 해외시장에서 활동하게 하도록 키워 주어야 한다. 독자적으로 개발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케팅 기술과 자본력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지금은 자체 경쟁력을 갖춘 소수의 벤처를 키워서 해외로 밀어 내보내야 한다. 중국기술이 우리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여 하루빨리 우리 벤처기업 규모를 키워 미국, 유럽, 일본 시장을 공략하도록 해야 한다. 해외에 진출한 KOTRA와 대기업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하여 후발국들을 공략하는 전략도 세울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주저하다가는 선진국에 따돌리고 중국에 추월당하고, 인도에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최준영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정책조정실장:신벤처정책 추진 방향
정부는 한국 경제의 한 축을 형성할 벤처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추진중이다.
기본방향은 크게 4가지다. 보호와 육성 위주에서 자율과 경쟁 촉진 그리고 직접지원 위주에서 인프라 등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춘다. 또 공급자 주도형 및 내수 의존형에서 소비자 및 글로벌 시대에 맞춰 수요자 맞춤형과 국제화 지향으로 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과제로 총 12개를 선정했다. 이름하여 중소기업정책 혁신을 위한 추진 12개 과제다.
△성장단계별(벤처기업 활성화, 원활한 구조조정) △업종별(부품·소재 기업 육성, 유통 등 서비스분야 육성) △기업규모별(소상공인 자생력 제고, 대·중소기업 협력 강화) △경쟁여건(획기적 규제혁신, FTA 중기대책) △인프라(금융시스템, 기술인력, 시장 창출, 시책정비) 등 5개 분야별로 구성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08년까지 혁신형 중소기업 3만개(이노비즈 1만개, 벤처형 2만개)업체를 육성한다는 방안도 수립했다. 혁신형 중소기업은 국가 연구개발(R&D)사업의 효율적 추진 그리고 지식기반서비스(KBS)산업 창출이 크게 기여할 것이다.
국가 R&D사업으로는 △컨설팅·보증지원 등 이노비즈 지원사업(중소기업청)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IT839전략 추진에 따른 IT분야 선도기술기업 창출(정통부) 등이다. KBS산업 창출을 위해서는 통신방송네트워크설계(NI), 전자정부·기업정보화·전자상거래 등 시스템통합(SI), IT기반 경영·기술·엔지니어링, 마케팅·디자인·기술평가·인력서비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말 확정 발표된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는 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우수한 벤처들을 지원할 계획을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수한 기술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제대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평가에 철저함을 기할 것이다. 이를 통해 평가자들이 자의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곽성신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장:코스닥시장을 통한 자금조달기능 제고 방안과 시장의 활성화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통합된다고 했을 때 많은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결과론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크다.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게 됐으며 또한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성 제고도 이룰 수 있게 됐다.
코스닥 시장의 향후 역할은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한국 경제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지식·첨단기술 기반의 벤처 및 신성장 산업 육성이며 또 하나는 과거 반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제2의 전성기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코스닥은 이를 위해 △제도개선 △수요기반 확충 △상장업체 부담 경감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에 나설 방침이다. 제도 개선은 지난해 말 발표한 벤처활성화 정책에 담겨 있는 것으로 이달 말까지 정비할 계획이다. 개선의 주요 내용으로는 기술력이 있고 시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대비효과(ROI)를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상장을 위한 질적 요건이다. 산업계에서는 이 요건이 매우 자의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상장실패 사례를 분석해 시장성·수익성·기술성 등의 요건을 찾아내 열거식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퇴출과 관련해서는 수익성이 없는 회사가 대상이 될 것이며 현재보다 빠른 시간내에 퇴출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수요기반 확충에도 매진한다. 이를 위해 투자자를 위한 정보를 많이 만들 예정이다. 최근 결성한 코스닥발전위원회도 이를 위한 목적이 있다. 공시문제도 해결하겠다. 많은 상장기업들이 공시에 부담이 있는데 이 부분을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개선해 나갈 것이다.
◇배종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벤처 창업 활성화 및 성공을 위한 방안
벤처창업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BI)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문제점 및 이의 해결방법을 찾고자 한다.
국내에는 현재 361개의 창업보육센터가 있다. 이들 창업보육센터는 센터장 및 지원인력들의 전문성 부족, 가능성 있는 입주기업 선별 능력 부족, 재정자립도 한계, 센터간 네트워킹이나 공동합습 노력 미흡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업경험이 많은 은퇴경영자 또는 경영전문가를 센터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 센터 입주기업의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최소한 입주기업이 20개 이상이 되도록 하며 양질의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 361개 센터의 차별화도 필요하고 벤처기업의 입주심사 강화도 요구된다.
국가연구개발사업도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문제점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 성과들을 내놓고 있으나 이 결과물들이 정작 산업화를 담당하는 민간부문은 고루 발달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는 대학이나 출연연구소에서 만든 성과가 상업화로 연계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부문의 첨단기술을 이전받아 상업화할 기업이 없다면 기술사업화를 위한 새로운 경로를 개발해야 한다. 일례로 영국의 BTG 또는 미국의 ARCH벤처와 같이 첨단기술을 상업화하는 중간단계의 조직으로 ‘첨단기술 사업화 전문회사’를 대학 및 연구소와 벤처캐피털이 공동 투자로 설립하도록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성인 인터베스트 사장:벤처캐피털을 통한 투자 등 정부 지원자금의 효율적인 집행
정부의 벤처산업에 대한 자금 지원 성과는 크다.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연간 수천 억원에 이르는 벤처캐피털 산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벤처캐피털업체들도 많은 기여를 했다. 최근 수년간 두각을 나타내온 벤처기업들의 투자원 가운데 벤처캐피털이 얼마나 많은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벤처캐피털 산업에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해상충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회사 자체 펀드계정과 순수 펀드계정간 그리고 펀드와 펀드간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국내에서 조성되는 벤처펀드의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벤처펀드의 운영 시스템 문제도 지적해야 한다. 외부투자자뿐만 아니라 투자 및 회수를 위한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또 투자된 자산을 일정 기간 동안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회계 기준도 부재한 상태다. 벤처캐피털의 펀드는 일종의 사모펀드로 사적계약에 의해 투자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고려할 때 벤처캐피털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모태펀드 추진 및 미국식 LLC(유한회사형 벤처캐피털)제도 도입 등이 요구된다. 모태펀드는 특히 펀드 운영의 시스템화에 크게 기여한다는데 의의가 크다. LLC제도 역시 펀드 운용인력 및 능력 위주로 펀드 운영사가 선정된다는 측면 또한 펀드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 제도는 특히 한국 벤처캐피털산업의 국제화 및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다.
정리=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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