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관의 순발력

 “이제 우리나라는 혁신주도형 산업구조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지방자치제 10년도 정착단계에 있으므로 우리 모두 힘을 모아….”

 7일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콘퍼런스 룸에서 진행된 ‘2005년 국가균형발전시책워크숍’ 행사장. 10시 30분부터 특별 강연을 시작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이 11시까지 30분간 자신에게 주어진 강연시간에 맞춰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진행자가 건네는 쪽지 한 장을 받고는 돌연 연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면서 마무리가 아닌 모두 발언 형태로 이야기 전개가 바뀌었다.

 “정부는 실제로 지금까지 많은 규제를 풀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일선 공무원이 ‘역지사지’적 사고에 아직 미흡해 연결고리 역할을 못하고 있고….” “필립스가 휴전선 앞 파주에 왜 투자했을까를 잘 생각해 보면 외국기업은 우리 안보와 장래성을 우리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고….”

 갑자기 이어지는 우리 산업 주변과 세계 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에 청중의 관심은 높아졌고 마무리되는 듯했던 장관의 강연은 그로부터 30분이나 더 이어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행사 진행자들의 표정이었다. 왠지 안절부절하던 진행자 모두 안도하는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11시에 예정된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국회에서 출발했는데 차가 막혀 ‘30분 정도 늦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진행자가 장관에게 전달했으며, 그 순간 바로 장관은 마무리하던 연설을 새롭게 이어가는 순발력을 보인 것이다.

 11시 29분. 예정시간보다 25분 가량 늦게 도착한 성 위원장이 단상에 올랐다. “국회에서 출발했는데 차가 상당히 막히더군요. 늦어서 죄송한 마음도 들었지만, 차가 막힌다는 것이 경기가 풀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쁘기도 했습니다. 행정중심도시특별법은….”

 이날 행사는 마치 당초 일정대로 진행된 양 부드럽게 마무리됐다. 자칫 시간 공백으로 매끄럽지 못한 진행이 될 뻔 했던 행사. 그 순간 장관의 순발력은 빛났다.

 디지털산업부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