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효자 품목 반도체. 메모리를 중심으로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산업은 이제 시스템반도체분야의 발전, 반도체 관련 장비·재료 산업의 동반성장 등에 힘입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대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 황창규 회장은 “앞으로 반도체는 얼리어답터 수준이 아니라 세계 산업을 놀라게 하는 모든 일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우리 협회는 반도체뿐 아니라 가전·모바일 등의 산업을 모두 주도한다는 자부심으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는 그 어떤 산업보다도 정보 흐름이 빠르고 변화가 극심하다. 단 며칠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바로 시장 흐름에 뒤떨어진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이 때문에 반도체협회가 세계 반도체정보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타 산업협회 이상의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요 산업별 협회의 인력을 조사해 보니 반도체산업협회의 임직원 수는 22명으로, 자동차·기계·철강·섬유 등의 대표 협회와 비교할 때 인력규모 면에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가장 인력이 많은 기계공업진흥회의 약 76명에 비해서는 4분의 1 수준이며, 섬유산업연합회 등과 비교해서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물론 협회가 꼭 해당 산업의 규모에 비례하는 인력규모를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의 성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최소 인력으로 산업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은 최근 컨버전스화·다양화·첨단화 등으로 인해 지난 수십년의 변화 이상의 급격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 반도체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국가 간 다양한 형태의 패권다툼·이해득실 싸움·특허 전쟁 등이 벌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모든 조직은 ‘최소 인력으로 최대 실적’을 지향한다. 그리고 지금의 사회분위기에서도 소수정예가 미덕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이 어느 분야보다 치열하고 당분간 우리 미래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 확실한 우리 반도체 산업계는 그 위상에 맞는 협회 규모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최소한 세계 각국 반도체 협·단체들과의 회의에서 시장 위상에 걸맞은 ‘말발’을 세울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디지털산업부·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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