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훈의 게임 중계석]e스포츠가 산업이 되는 법

e스포츠의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월드e스포츠게임즈(WEG : World e-Sports Games)가 개막했다. 개막한 것이 엊그제 같은 게 아니라 실제 개막한 지 이제 겨우 3주가 지났을 뿐인데, WEG로 인해 세계 e스포츠계는 떠들썩하다. 당초 WEG에 대해 세계 e스포츠는 사실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 계획이 탐탁치 않아서가 아니라 그네들의 눈으로는 도무지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기획이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서 먹이고 재우고 경기에 참가시키면서 우승자에게 엄청난 상금을 주고, 그 한경기 한경기를 중계방송으로 전세계에 방송한다는, 어찌 보면 한국에서는 당연한 기획을 그들은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회가 시작되었을 때, 해외의 e스포츠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줄이어 한국으로 날아와서는 WEG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놓고 있는 것이다.

거듭 밝히거니와 WEG는 어느날 갑자기 만들어진 천재적인 아이디어는 결코 아니다. 그 안에는 지난 수 년간 한국에서 무수히 실험하고 완성에 가깝게 만들어온 한국형 e스포츠라는 모델이 살아있는 것이다. 지난 수 년간 한국에서 만들어 낸 것은 비단,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10만의 관중이 모였다는 말초적인 ‘현상’이 아니라 현존 세계 최고의 e스포츠 산업화의 모델이라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세계 어디를 뒤져봐도 선수와 팀, 스폰서, 방송사와 오거나이저가 한국처럼 유기적으로 엮여서 하나의 산업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국은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있다. 그것은 인구가 4500만이라는, 새로운 상품과 산업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 생존을 확신할 수 있는 최소 시장 규모에 미달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한국을 생산기지로, 세계를 소비시장으로 규정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 아닌가? 이것이 WEG 기획의 발단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한국 선수들만 가지고 치르는 대회는 상품이 아닐 것이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메이저리그라는 콘텐츠가 한국에서 팔리듯,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여야 그 나라에서 팔릴 수 있으므로….

e스포츠 초창기, 필자는 캐스터로 ‘e스포츠도 하나의 스포츠’임을 주장해왔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는 무엇일까? 북미시장을 기준으로 볼 때 최고가치의 스포츠 이벤트는 NFL(북미 풋볼 리그)이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다년 계약으로 맺어져 있는 이 대회의 연간 방송 중계권료는 연 평균 한화 2조6000억원이다.

필자가 지난 시기에 주장했듯, 언젠가 e스포츠가 진정한 스포츠 이벤트의 하나로 인지되는 날이 온다면, e스포츠의 가격은 얼마가 될 것인가? 얼마가 됐든 NFL의 100분의 1만의 가치를 창조한대도, WEG는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닐까? 그 액수는 지금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게임리그의 연간 스폰서를 다 합친 것보다도 큰 액수이니 말이다.

<게임케스터 nouncer@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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