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IBM의 PC사업 부문 인수를 전격 발표한 중국의 레노보(롄샹) 그룹이 조직운영과 경영 방침 등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각 부문을 담당할 주요 경영진 등도 공개했다.
◇조직의 기본 운영방안=이번에 발표된 레노보 그룹의 전략에 따르면 레노보는 레노보 차이나와 레노보 인터내셔널의 두 조직으로 분할 운영되며 양 조직은 수평·수직적으로 교차 관리되는 매트릭스 조직의 형태를 띨 예정이다. 레노보 차이나는 중국 운영 센터와 글로벌 연구관리 센터 및 글로벌 조달센터 역할을 담당한다. 또 레노보의 노트북PC 중 일부를 IBM의 아·태지역 제조업체인 인터내셔널 인포메이션 프로덕트사에서 생산키로 했으며, IBM 일본법인의 노트북PC 개발센터에서 레노보 브랜드의 노트북PC도 설계해 주기로 했다.
이 같은 레노보의 전략은 중국의 레노보 및 아·태지역과 일본에 있는 IBM의 생산 협력업체 시설을 서로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개발 기술을 공유, 품질 제고에 나서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IBM과 레노보 임원의 혼합 배치=이번에 발표된 주요 경영진의 면면을 보면 그룹 CEO에 IBM의 수석 부사장인 스티븐 워드가, 레노보 차이나의 최고운영임원(COO)에는 리우 준, 또 레노보 인터내셔널의 COO에는 IBM PC 부문의 프랜 오설리번 전 이사 등이 각각 내정됐다.
올해가 글로벌화의 주춧돌을 놓는 시기인만큼 레노보는 IBM 측 인사를 그룹 CEO와 레노보 인터내셔널 COO로 내세우되 레노보 차이나 COO 자리는 자국인에게 맡겨 효율적인 협력을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리우 내정자는 “레노보 차이나는 주로 대형 기업고객들과 노트북PC 시장 및 지역 시장에 영업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레노보 차이나는 노트북PC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글로벌 IT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레노보의 이 같은 계획은 우선 당장 기술 정보 유출을 우려한 미 당국의 부정적 시각을 씻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 정부 승인 여부가 최대 변수=그러나 레노보가 이번에 공개한 사업계획을 실현하는 데에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를 검토하는 미 당국(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결정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CFIUS는 지난 달 레노보의 IBM PC사업 인수건에 대해 정보 유출 위험성이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이의 일환으로 미국 FBI와 비밀서비스 관료들은 지난 달 IBM 빌딩이 있는 노스 캐롤라이나 지역을 조사했으며 국방부와 국토안보부를 포함한 CIFUS 일부 위원들은 더 엄중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CFIUS는 지난 2003년 통신사업자인 글로벌 크로싱이 통신 네트워크 사업을 홍콩의 허치슨왐포아에 매각하려는 시도를 정보 유출 위험성을 이유로 차단한 바 있다.
◇두 회사 미 당국 환심 사려 최선=레노보와 IBM은 이번 거래를 승인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IBM은 미 당국의 비밀 정보 유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레노보에 정부고객 명단을 유츌하지 않으며 △다른 하이테크 기업과 함께 쓰고 있는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연구 단지 내 건물에 대한 외국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수천명의 직원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CFIUS 측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리우 준 COO 내정자는“3월 말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별 문제 없이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현재 중국 내 컴퓨터 업체 대부분이 시 단위 시장에만 진출해 있는 반면 레노보는 중국 전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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