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강원도 산골의 한 초등학교와 중국 베이징의 한 인민학교가 지식 대항전을 펼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청소년들이 지적 수준을 겨루는 ‘에듀게임대회(Pre-World Cyber Edugames)’가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이 행사는 ‘도전 골든벨’이나 미국 ‘제퍼디’ 같은 퀴즈 프로그램을 온라인상에서 구현하는 방식의 인터넷 퀴즈게임이다. 즉 극소수에게만 출연 기회가 주어지는 방송퀴즈나 경시대회와 달리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누구나 언제라도 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개방성은 새로운 인터넷 교육 문화를 형성하는 씨앗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진행된 ‘문화관광부장관배 전국대학 에듀게임대회’를 개최했을 때의 일이다. 대회 초반, 혼자 공부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참가자들은 온라인 퀴즈대결 형식으로 다른 사람과 어우러져 진행되는 인터넷 토익게임에 대해 시큰둥해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 열기는 차츰 달아올랐고, 한 달 후 종료가 가까운 시점에서는 가히 폭발적인 반응으로 바뀌었다. 대학 대항전 형식으로 자기 소속 대학의 명예가 함께 걸려 있다는 사실 때문에 소위 각 대학 토익 고수들의 참여를 부채질한 것이다. 처음 진행된 전국 온라인 토익게임은 2만여명이 참가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에듀게임대회는 올해부터 해외로 진출한다. 그 첫 시험 무대가 한국과 중국전으로 확대된 한·중 에듀게임대회다.
올 초 이번 대회에 사용될 에듀게임 모듈을 중국 측 담당기관인 공산주의 청년단 관계자들 앞에서 시현해 보이자 그들은 매우 놀라워했다. 최근 ‘과학보급법’을 제정하는 등 정보과학과 관련해 청소년층의 지식 보급 확대에 고심해 온 중국이 그 해결책으로 에듀게임에 주목한 것이다.
이제는 적극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최근까지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은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에 수많은 자본과 인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그러나 그 시장성의 한계는 분명해 산업구조 양극화 속에서 최상위권에 속하지 못하면 게임을 개발해도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 네트워크 게임이 프로게이머로 대표되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현상을 주도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와 더불어 선정적인 폭력성과 오락성 중심의 편향된 흐름은 문제점으로 대두된 지 오래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장기적으로 건실한 시장의 성장과 게임산업의 낙관적인 미래를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는 것이다.
기존 MMORPG의 경쟁 소스가 ‘힘’이라면, 에듀게임의 경쟁 소스는 ‘지식’이다. 어릴 적 만화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때가 있다. 지식주입장치를 통해 방대한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간단히 섭렵하는 만화 속 주인공을 부러워하며, 밥도 안 먹고 만화에 눈을 못 떼는 필자를 보고 어머니는 “공부를 그렇게 해봐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꿈 같았던 장치와 같이 이제 만화는 초등학교 참고서나 백과사전에서 학습을 돕는 매우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게임이 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게임을 통해 바로 ‘지식’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e스포츠의 원년으로 올해 열릴 세계에듀게임대회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하다. 미국과 일본에 수십 년 뒤졌던 국내 게임산업이 최첨단 네트워크 환경을 활용한 인터넷 게임을 통해 세계를 제패했듯이 지식과 게임이 결합된 에듀게임 역시 이번 대회를 필두로 세계 시장을 한국의 이름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안문환 이에스엘에듀 사장 ceo@esled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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