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대리점에 혼선을 초래
연초부터 MP3플레이어 시장의 열기가 후끈하다.
세계적인 MP3플레이어 회사인 애플을 겨냥해서 레인콤이 ‘H10’을 출시하자, 여기에 맞서 애플이 99달러짜리 MP3플레이어를 선보이며 맞불작전에 나선 탓이다. 시기도 묘하게 떨어졌다. 빌 게이츠가 ’CES 2005’에서 ‘H10’을 소개한 지 1주일 만에 애플이 수성전략을 발표했으니 말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에도 그대로 재현됐다. 레인콤을 비롯한 국내 토종 MP3플레이어 회사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하하며 종주국으로서 위상 찾기에 나섰고, 애플코리아 역시 지난 1일 전격적으로 가격인하를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동일한 가격체계를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애플이 유독 한국에서만 가격을 인하키로 한 것이다. 애플 전체 매출비중의 1%도 되지 않는 한국을 위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에 MP3플레이어 사용자는 물론, 업계에서도 ‘한국시장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며 박수를 보냈던 것이 당시 상황이다.
하지만 불과 열흘 만에 애플코리아가 번복조치를 취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본사와 협상이 틀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대강의 설명이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으로서 본사 측 의견을 수용하는 것은 마땅하다. 또 적절한 마케팅 정책을 통해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1등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목표만 있고, 현실성이 없는 정책이라면 오히려 없느니만 못하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에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국내 시장점유 3위 입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정제되지 않은’ 정책을 발표하면서 소비자와 대리점에 혼선을 초래하고 말았다. 특히 가격인하를 발표하면서도 일부 대리점은 원래 가격을 받는 등 허술한 유통망 관리는 그대로 소비자 피해로 돌아갔다.
뒤늦게나마 애플코리아가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니 다행이지만 ‘소비자는 어떤 이유에서건 회사 전략을 위한 희생양이 될 수 없음’을 기업 하는 이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