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천탠차오 산다 회장

중국인들은 이재에 밝다고 한다.이른바 ‘중국인의 주판’이라 일컬어 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상하이인들은 더욱 그렇다. 이재에 밝을 뿐 아니라 비즈니스 감각과 결단력· 추진력은 놀라울 정도다.

여기에다 꽌시(관계)를 강조한다. 국내 기업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중국 샨다(盛大

)의 천탠차오(陳天橋·32) 회장은 상하이에서 기업을 일궜지만 상하이출신이 아니다. 절강소흥(浙江省) 사람이다. 절강소흥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매우 진취적이다.

또 비즈니스 감각도 뛰어나다. 신의는 생명처럼 여긴다.

하지만 논리적인 탓에 클레임도 잘 걸고 설전에도 강하다. 그 때문인지 상하이에서 기업을 일군 절강소흥 출신 기업인들이 적지않다. 그를 만나기로 한 것은 액토즈 소프트를 인수한 배경도 그 것이었지만 그와 국내기업 간 협력관계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활발한 때문이었다. 또 솔직히 그에 대한 인간적인 측면에도 관심이 쏠렸다.

중국의 일개 게임 배급업체에 불과한 샨다를 나스닥에 상장하고 일약 중국 최대 갑부로 떠오르기까지의 그의 면면을 보고 싶었다. 陳회장과 조우한 자리는 10여평에도 못미치는 그의 집무실겸 회의실이었다.

 

 陳회장은 액토즈소프트 인수배경에 대해 한국의 게임개발 능력과 샨다의 배급 능력을 배가해 해외 진출을 적극 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액토즈가 해외사업에서 수완을 보여왔고 개발능력도 뛰어나 기업인수(M&A)를 추진한 것”이라면서 “샨다의 액토스 인수는 글로벌 기업화의 일환일 뿐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특히 액토즈 인수에 대해 “한국게임업계의 반응과 정서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감정을 앞세우기보다는 더 큰 그림을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며 샨다는 그런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샨다의 액토즈 인수에 대해 한국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바라봤으면 한다. 액토즈에 대한 M&A는 샨다의 글로벌 기업화의 일환일 뿐이다. 액토즈를 인수하면서 나는 두가지의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한중 산업 발전을 모색하고 결코 샨다가 불청객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었으며 또 하나는 한국게임업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 하겠다는 것이었다.

샨다는 이 같은 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갈 것이다. 앞으로 샨다는 세계시장을 겨냥해 나갈 것이다. 이번 일로 인해 한·중 게임업체간 우의가 상실되지 않았으면 한다. 일각에서는 한국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아는 데, 그 정도의 기술력은 우리도 갖고 있다. 관건은 그럴 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샨다는 액토즈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나갈 수 있는 방안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의 경영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특히 최웅 사장에 대한 거취문제는 일단락됐다. 샨다는 그의 능력을 믿고 있다.

 -한·중간 협력관계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게임업체들은 개발 능력이 우수하다. 하지만 한국시장만 바라보고 게임을 개발할 순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무한한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국업체들은 중국시장 교두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한중 게이머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이 시점에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샨다는 그런 역할을 한국게임업체들과 하고 싶다.

 -중국시장 교두보란 의미란 뭔가

 ▲중국은 4개직할시, 23개 성, 2개 특별 행정구로 구성돼 있다. 각 시와 성의 정책이 조변석개로 바뀌는 경우가 많고 규제도 적지않다. 한국게임업체들이 직접 들어와 영업하기에는 버거운 게 현실이다. 한국 게입업체들이 중국시장을 개척하려 한다면 한국 기업정서를 잘알고 이해하는 샨다를 활용하는 것도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현재 샨다와 제휴를 맺고 있는 한국게임업체들이 불만을 제기한 경우는 없다.

 -한국게임업체들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솔직히 게임 소재가 너무 흡사하다는 점이다. 이제는 이 부문을 서둘러 탈피해야 한다고 본다.이 기회에 한국게임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퍼블리셔 입장에서 얘기를 하겠다. 퍼블리셔 하니까 단순히 중계역할만 하는 입장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중국에는 불법 서버 사설서버가 난무하고 있다.

산업화가 안된 상태이다 보니 엔지니어들이 그쪽으로 쏠리는 것 같다. ID도용 현금 거래 등은 다반사다. 그렇다고 광활한 중국땅에 서버를 집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상태다. 저작권법이 아직도 정비돼 있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업체에 전문을 보내면 나몰라라 식이다.

넥슨 등 일부 업체들은 반응이 신속하지만 다른 업체들은 일주일에서 열흘이 가도 소식이 없다. 결국 일주일 열흘이라는 시간은 돈이 아닌가. 이런 문제점은 상호 선린관계를 떠나 기업이익을 추구하는 업체 입장에서도 서둘러 고쳐져야 한다고 본다.

 샨다의 입장에서 말하면 중국에서 사회적 도덕적으로 악덕기업(?)으로 불린다. 왜냐하면 게임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저변에 깔려있고 그 나쁜 것으로 돈을 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퍼블리셔의 역할이 그처럼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개발사와 함께 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게임업체들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일단 산업화의 전단계까지 게임 아이템을 업시켰다는 점이다. 이 것은 엄청난 무기이며 장점이다. 우수한 엔지니어들이 대거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해외시장 진출 시도는 고무적이라고 본다. 아마도 한국시장만 바라보고 게임을 개발했으면 최근의 대박게임들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이와함께 유료화모델 개발은 놀라울 정도다. 아직도 중국은 아바타의 판매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샨다의 미래지향점은 어디로 두고 있는가

 ▲세계 최대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다. 이를 위해 2006년에는 주요 사업부문을 해외로 대폭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또 미국· 한국·일본 뿐 아니라 태국등 주요 국가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샨다는 분기별로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IP -TV 사업 등 신규사업을 적극 벌려 나갈 방침이다. 모바일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陳회장은 끝으로 한국게임의 우수성과 상품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샨다가 성공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배경에 한국기업이 뒤에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샨다의 역할에도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샨다가 없었으면 중국에 한류 게임바람이 일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한·중협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봅니다. 샨다는 광활한 중국을 갖고 있고 한국게임업체들은 이를 할용할 수 있는 툴이 마련됐다고 봅니다. 하지만 개발사(한국)와 퍼블리셔(중국)의 역할을 수직관계로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중 협력을 더 염두에 두는 듯했다.

 그는 또 액토즈 인수과정과 분쟁에서 신의가 없는 기업으로 비춰진데 대해 가장 마음이 아팠다면서 자신의 유교철학과 신의를 중요시 여기는 장쑤성 사람들의 성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담=모인국장 정리=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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